김혜원기자
김중겸 한국전력 사장을 비롯한 본사 전 임직원이 하계 전력 수요 관리를 통한 무결점 전력 공급을 결의하는 선서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에너지 공기업인 한전은 지난해 9ㆍ15 대정전과 같은 비극적인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사명감을 갖고 전력 수급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올 여름은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 아래 2가지 수요 조정 제도를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먼저 산업체 휴가나 설비 보수를 여름철 피크 예상 기간으로 이전하는 '지정 기간 수요 조정 제도'가 대표적이다. 올해는 7월 4째주와 8월 2~5째주 사이에 20일 동안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력 피크를 최대 200만kW 감축할 예정이다.한전은 또 예비전력이 450만kW 미만으로 예상될 때 1주일 전부터 1일 전까지 예고하는 '주간 예고 수요 조정 제도'를 운영 중이다. 최대 100만kW까지 피크를 감축할 수 있는 데다 기업의 참여가 좋은 편이라 자주 이용하고 있다. 이행력을 높이기 위해 시행 시 전담 직원을 현장에 배치한다.수요 조정 제도 외에 구역전기 사업자 등 민간 자가발전기 활용을 유도해 최대 100만kW의 공급 능력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김중겸 한전 사장은 "모든 경제 주체가 절전에 적극 동참해 절전 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될 경우 예비전력은 500만kW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그는 또 "전력 수요 증가에 맞춰 적기에 발전 설비를 확충해야 하지만 전력 산업 특성상 단기간에 설비 건설이 어렵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최대 전력 수요가 발생하는 시간대에 최대한 억제하는 수요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력 수급은 어느 순간 갑자기 나빠질지 알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고 전력 당국자들도 입을 모은다.한전은 수급 비상 시 대책을 세워 놨다. 예비전력이 400만kW 미만으로 예상될 땐 전기 품질 유지 범위 내에서 변압기 전압을 조정해 최대 부하를 140만kW 감축하도록 조치한다. 예비력 300만kW 미만 시에는 고객과 사전에 약정한 사용 설비를 한전이 직접 제어해 100만kW를 추가로 감축하고 200만kW 밑으로 떨어지면 긴급 자율 절전을 실시해 100만kW를 줄인다. 이를 통해 총 340만kW를 비상 자원으로 확보한다는 것이 한전의 위기 대응 시나리오다. 피크 시간대 발전소 내 전력 최소화 등 전력 그룹사 부하 감축을 통해서도 약 10만kW를 감축할 수 있다.이외에 한전의 가장 큰 역할 중 하나는 절전 홍보다. 트위터 및 페이스북 등 뉴미디어를 활용하거나 언론 기고를 통해 대국민 절전을 홍보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 김 사장은 "7월부터 9월까지 하계 수급 기간에는 국가 위기 관리 차원에서 모든 임직원의 역량을 집중해 국민과 산업계에 피해가 없도록 안정적 전력 공급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지난달 21일 범국민적 정전 대비 위기 대응 훈련에 앞서 한전은 수요 관리 약정 고객 약 5000호를 대상으로 자율적 감축을 통한 훈련 참여를 유도했다. 한 눈에 보기 쉽도록 만화용 리플렛 100만부와 홍보용 리플렛 500만부를 제작해서 배부했고 홍보용 포스터 3만2000부도 만들었다. 전국 231개 사업소가 동참한 가운데 길거리 가두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한전은 하절기 에너지 절약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에너지 절약에 대한 전 직원 교육을 통해 절전을 생활화하도록 '에너지 절약 실천 e-러닝' 과정을 개발해 조만간 개시할 예정이며 사업소별 에너지 절약 캠페인은 상시 가동하고 있다. 휘들옷과 쿨비즈 등 에너지 절약형 옷 입기를 독려한다. 하절기를 포함해 특별 수급 기간에는 사옥 전력 사용량을 전년 대비 10% 이상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실천 중이다.후원:지식경제부·에너지관리공단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