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불·탈법' 도넘었다..일부시민 우려

[수원=이영규 기자]화물연대 파업이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전국 곳곳에서 경찰 및 비조합원에 대한 폭행, 화물차 및 물류센터 방화 등 조합원들의 불ㆍ탈법이 도를 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에서는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실력행사에 나서는 게 정당하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국 항만과 주요 내륙컨테이너기지는 시간이 흐르면서 물동량이 평상시의 최고 80%까지 급감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27일 오후 2시 화물연대와 첫 협상에 나선다. 하지만 서로 간의 견해차가 큰 상태다. 더욱이 전국건설노동조합이 이날 18개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만 여명이 참가하는 무기한 파업을 예고하고 있어 건설현장의 공사차질도 우려된다.  ◆'도 넘은' 불ㆍ탑법 시위=지난 25일 오후 8시40분께 인천시 동구 만석고가에서 김 모(56)씨가 운전하던 화물차가 날아온 불상의 물체에 맞아 조수석 유리창이 파손됐다. 또 26일 0시10분 인천시 중구 신흥동3가에 주차돼 있던 트레일러의 조수석 유리창이 깨진 것을 운전기사 김모(55)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같은 날 오전 5시48분 인천시 중구 북성동2가 만석고가 아래에서도 카고트럭의 조수석 유리창이 깨져 차주가 신고했다. 경찰은 피해 차량들이 모두 화물연대 소속이 아닌 비회원 차량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충북에서도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 5대가 잇따라 파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6일 오전 7시 30분께 청원군 오창읍 양청리 공터에 주차돼 있던 김모(43) 씨 소유 11t 화물차가 운전석 쪽 유리창이 깨진 채 발견됐다. 또 오전 8시 40분께 윤모(37)씨가 몰던 트레일러 앞 유리창이 어디선가 날아온 물체에 맞아 깨졌다. 이날 진천군에서도 달리던 화물차 3대가 쇠구슬로 추정되는 물체에 맞아 파손되는 등 3건의 파손사고가 접수됐다. 화물연대 비조합원 차량에 대한 화재도 이어졌다. 26일 오후 8시50분께 전북 군산시 소룡동 한 물류센터에서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던진 화염병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30여분 만에 진화됐지만, 물류센터 사무실 유리창이 깨지고 소파와 책상 등이 훼손됐다. 이에 앞서 지난 24일 새벽 울산에서는 14대의 화물차가 전소됐다. 이들 화물차들은 화물연대 비소속 차량들이다. 비조합원에 대한 운행방해와 폭행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5일 경남 창원에서는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이 25t화물차 운전사 김모(44) 씨를 끌어내린 뒤 곡괭이자루로 어깨와 허벅지 등을 마구 폭행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 김 씨는 화물연대 비조합원이었다. 경찰은 폭행가담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 검거에 나섰다. 이에 대해 수원에 사는 회사원 채수만 씨는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용납될 수 없다"며 최근 화물연대의 극단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물동량 80%↓..27일 '파업 분수령'=파업 사흘째로 접어들면서 부산항 등 주요 항만과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의왕ICD) 등의 물동량은 급감하고 있다. 국내 수도권 물동량의 70%를 차지하는 의왕ICD와 서해 관문 평택항의 물동량은 파업 이전과 비교해 20~30% 수준까지 급락했다. 의왕 ICD의 경우 이날 물동량은 1440TEU로 평상시 물동량(5500TEU)의 26.1%를 기록했다. 평택항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날 반출입량이 873TEU로 평시 반출입량 2300여TEU의 36.6% 수준에 그쳤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의왕ICD 비상수송위원회는 군 트레일러 40대와 병력 80명을 지원받아 물류업체에 배치했다. 부산항도 상황은 비슷한다. 부산항비상대책본부는 26일 부산항의 물동량은 컨테이너 기준으로 1만8976개라고 밝혔다. 파업 첫날인 25일 2만 1971개 보다 15% 줄었다. 파업 이전 물동량 4만4000개에 비하면 43% 수준이다. 물동량이 절반이상 줄어든 셈이다. 부산신항 컨테이너터미널의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이 본격화된 25일 오후부터 화물반출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보통 때에 비해 80∼90%나 줄었다"고 말했다. 부산항비상대책본부는 군에서 트레일러 55대를 지원받아 27일부터 운행키로 했다. 인천항은 파업 참여인원이 전체의 6.7%에 불과해 물류는 정상 처리되고 있다. 장치율도 26일 기준 66.9%로 전날 67.3%와 비슷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27일 오후 2시 화물연대와 첫 협상에 나선다. 그러나 협상 타결을 낙관하는 시각은 거의 없다. 서로간의 이견 차만 확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럴 경우 화물연대의 파업확산에 이번 협상결렬이 기름을 부을 가능성도 크다. 더욱이 이날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도 무기한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상황은 녹록치 않다. 특히 건설노조의 경우 덤프트럭은 물론 굴착기, 레미콘 등이 포함돼 있어 전국 건설현장의 '개점휴업'도 우려된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경제를 볼모로 집단행동을 강행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이영규기자 김봉수기자 이영철기자 fortune@이영규 기자 fortun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영규 기자 fortune@<ⓒ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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