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하나다'...WWDC서 꺼내든 애플 '히든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 '마운틴 라이언'으로 스마트폰·태블릿·PC 아우르는 거대한 생태계 구현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스티브 잡스 시절의 깜짝쇼는 없었다. 혹시나 했던 아이폰 5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팀 쿡의 기조 연설은 무척이나 단조로웠다. 그러나 애플의 히든카드는 분명히 드러났다. 바로 '사용자 경험의 통합'이다. 애플은 11일(현지시간) 개최된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2'에서 태블릿과 PC 제품군을 통합해 PC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스마트폰ㆍ태블릿ㆍPC 등의 기기를 하나의 운영체제(OS)로 묶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그 전략을 읽을 수 있는 키워드는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마운틴 라이언 OS'다.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에 이어 맥북에도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이번에 공개된 맥북 프로는 크기 15인치, 해상도 2880x1800으로 전작(1440x900)보다 해상도가 4배 이상 높아졌다. 더 큰 의미는 디스플레이가 아이패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좋아졌다는 사실이다. 아이패드용 콘텐츠를 맥북 프로에서도 이용하기 쉬워진 것이다. 태블릿과 PC 등 단말기간 통합은 물론 '태블릿은 콘텐츠 소비용, PC는 콘텐츠 생산용'이라는 구분도 불식시키는 중이다.애플은 이와 함께 모든 기기를 하나의 OS로 연계하는 시도도 보여줬다. 이번에 선보인 마운틴 라이언 OS는 모바일 OS인 'iOS'와 PC OS인 'OS X'를 통합한 것이다. 이 OS의 가장 큰 특징은 아이폰, 아이패드에서 쓰는 앱을 PC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마운틴 라이언은 아이클라우드를 지원해 아이폰의 메시지, 메모, 미리 알림, 게임, 트위터, 사진 및 동영상 콘텐츠도 그대로 PC에서 실행할 수 있다. 모든 기기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긴밀하게 연결돼 콘텐츠가 서로 호환되고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애플의 전략은 소비자를 자사 제품에 묶어두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쓰고 있는 제품에서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느끼면 편리하다. 경쟁사들도 비슷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TV, 냉장고 같은 가전제품 등을 연결하는 클라우드에 주력하고 있고, 구글도 스마트폰, 태블릿 전용 OS인 '허니컴' 출시 이후 OS를 통합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 경험의 통합이 미래 생존 전략이라는 점을 드러낸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경험의 통합은 태블릿 PC와 스마트폰 등 모든 기기를 아우르는 거대한 생태계를 구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맥북 프로와 마운틴 라이언의 결합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합 작업의 큰 걸음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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