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호텔이라던 그곳, 알고보니 불법 시설?

인천공항 인근에 불법 숙박 업체 난립...수요 급증에 공급 부족해 너도나도...인천시 '유사 행위 집중 단속 예정'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그 큰 호텔이 불법 시설이라고? 꿈에도 몰랐다."12일 인천 영종도 공항신도시에 사는 주민 A(52)씨의 말이다. 몇 년전부터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해외여행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공항신도시에 호텔이 우후죽순 들어서길래 그런가 보다 했지만 숙박업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영업을 하는 곳인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주변에 해외 여행객의 증가로 숙박 수요가 넘쳐나지만 공급이 부족한 틈을 타 불법 숙박업체가 난립하고 있다. 인천시 특별사법경찰과는 공항신도시에서 오피스텔로 허가를 받아 건물을 짓고선 호텔로 꾸며 숙박 영업을 해온 업체 4곳을 적발해 B(44세)씨 등 3개 업체 대표를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C(47세)씨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인천시에 따르면 적발된 업소들은 오피스텔을 객실과 미팅룸, 라운지 등을 갖춘 관광호텔로 개조해 여행객을 상대로 1명당 1박에 10만원가량의 돈을 받고 숙박영업을 한 혐의다. 개조된 오피스텔의 경우 외관까지 호텔과 흡사하게 만들어져 외국인뿐만 아니라 주변 주민들 조차 어엿한 특급 호텔로 알고 있을 정도였다. 특히 한 업소의 경우 169개의 객실에 1급 호텔 수준의 시설에 셔틀버스와 홈페이지까지 갖추고 관광호텔(특2급)로 광고를 하며 영업행위를 하는 등 고객을 감쪽같이 속여왔다. 국내 호텔을 소개하는 유명 인터넷 사이트에 국내ㆍ외 항공사와 업무 제휴를 맺었다는 내용의 허위 광고까지 했다. 그러나 이 오피스텔들은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호텔로 불법 개조되면서 화재 등 안전에 무방비한 상태로 만약의 경우 대형 인명 사고의 위험이 높은 상태였다. 인천공항에는 이번에 단속된 오피스텔 뿐만이 아니라 불법 숙박 업소가 난립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인천공항 국제업무지구에서 오피스텔 객실 몇 개를 장기 임대해 배낭여행객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이들도 있다. 이처럼 인천공항에 불법 숙박 영업이 판을 치는 것은 늘어나고 있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주변엔 특급 호텔이 2곳 밖에 없어 주말의 경우 1~2개월 전 예약해야 겨우 방을 구할 정도다. 롯데ㆍ대한항공이 특급 호텔을 신축 중이지만 아직 1~2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게스트하우스 등 저렴한 숙박 시설은 찾아보기 힘들다. 반면 인천공항을 오가는 내ㆍ외국인 관광객, 항공사 직원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불법 숙박 영업을 하다가 적발되더라도 처벌이 약해 영업을 강행하는 업체들이 있어 관계 법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인천시 전 지역의 오피스텔이 이와 유사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돼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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