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문화원 강좌에 지난해보다 30~40명 늘어난 70~80명이 올해 수강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대학생과 직장인들 사이에 '스페인어'가 인기다. 스페인어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생소한 언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색 외국어'로 차별화된 스펙을 쌓기를 원하는 이들이 늘면서 제2외국어로 각광받게 됐다. 서울의 한 로스쿨에 다니는 김 모(30)씨는 "일단 남들이 하지 않는 외국어를 구사한다는 것 자체가 장점이 될 수 있어 스터디 그룹을 조직해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나라가 많으니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스페인어가 '취업'이나 '입시'의 한 스펙으로 선호되면서 학원가도 수강생이 늘었다. Hola 스페인 어학원 관계자는 "입시에서 제2외국어로 스페인어를 배우려는 중고등학생들과 외국계 기업이나 대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많이 수강한다"며 "학생들 사이에서 스페인어에 대한 거리감이 확실히 많이 좁혀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저녁에 스페인어 강좌가 열리는 대구 수성구 만촌동의 스페인문화원에는 올들어 예년보다 수강생이 2배나 늘었다. 문법과 회화를 배우려는 수강생 가운데는 대학생, 직장인에서부터 이미 은퇴한 50~60대도 있다. 스페인 문화원 관계자는 "한 달 평균 30~40명이 듣던 수업을 올해는 두 배인 70~80명이 수강하고 있다"며 "해외취업에 관심있는 대학생들이나 중남미 쪽으로 진출한 회사 직원들의 관심이 높아 수강생이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강생 중에는 순수하게 스페인어가 좋아서 은퇴 후 독학으로 배우다가 본격적으로 강좌를 듣게 된 60대 초반 수강생도 있다"고 덧붙였다.기업들의 중남미 진출이 늘면서 필요에 의해 배우는 직장인도 많다. 최근 콜롬비아를 시작으로 중남미 시장 진출을 노리는 현대건설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건설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서 이달 들어 처음으로 스페인어 강좌를 개설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수강인원이 20명인데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에 다니는 이 모(30) 과장도 회사의 지원을 받아 온라인 동영상으로 스페인어 강좌를 듣고 있다. 이 씨는 "업종의 특성상 스페인이나 중남미 기업들과 대면할 기회가 많다보니 스페인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해외 주재원을 준비하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스페인어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부 기업들은 아예 교육과정에 스페인어를 넣는 경우도 많다. 물론 단순히 스페인어의 매력에 빠져 스페인어를 배우는 사람도 많다. 직장인 김영인(28)씨는 지난해 여름 휴가로 스페인에 갔다 온 이후 스페인어 공부에 열심이다. 김 씨는 "스페인어 발음이 따라하기 쉽고 재밌는데다 나중에는 중남미 여행도 가고 싶어 온라인 강의를 찾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어 학원 수강생 중에는 이처럼 스페인이나 중남미 여행을 목적으로 기초 회화를 배우려는 수요도 전체 3분의 1을 차지한다. 스페인어가 인기를 얻자 스페인어 구사 능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자격증인 델레(DELE)를 따려는 사람들도 늘었다. 스페인 문화원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델레 시험이 있었는데 응시생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나 서울에서는 900명 이상, 대구에서만 110명 이상이 시험을 쳤다"고 전했다.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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