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켈리와 버킨백의 프랑스 명품업체 에르메스 인터내셔널이 40대 초반의 창업자 후손이 사령탑을 맡게 됐다.파트릭 토마(Patrick Thoma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9일 주주총회에서 올해 42세인 악셀 뒤마(Axel Dumas)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자기의 뒤를 이어 CEO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악셀뒤마 에르메스 COO
뒤마OO는 6월13일 공동 CEO에 취임해 도마 CEO가 퇴임하는 내년까지 공동경영을 하다 내년부터 단독 CEO로 회사 경영을 진두지휘한다. 올해 64세인 토마는 지난 2006년부터 CEO직을 맡았으며 65세가 되는 내년에 은퇴하겠다고 자주 밝혀왔다.뒤마 COO의 승진은 에르메스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우선 17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회사 경영권이 가문의 일원이 아닌 토마CEO에서 에르메스 가문으로 다시 온다는 의미가 있다. 뒤마는 창업자 티에리 에르메스의 6대손이자, 1978년 40세의 나이에 CEO직에 올랐다가 2010년 작고한 가문 좌장 장 루이 뒤마의 생질이다. 또 경쟁 명품회사인 LVMH 모에 헤네시가 혹시 할지도 모를 경영권공격에 대해 방어전선을 확고히 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 루이뷔통 등을 거느린 지주회사인 LVMH는 그동안 에르메스의 지분을 야금야금 사들여 장루이 뒤마가 숨진직후 지분 22%를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해 에르메스 안팎에서 '적대적 인수'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에르메스 가문 구성원들은 현재 7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뒤마가 이들의 결속력을 공공히 해서 지분매각을 막는다면 LVMH가 감히 넘볼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이미 에르메스 가문은 LVMH처럼 ‘안마당에 뛰어든 침입자’들로부터 가업을 지키기 위해 40여명의 6대손 가운데 10여명이 회사에 합류해 요직을 차지했으며, 뒤마COO의 사촌인 줄리 게를랑을 대표로 하는 지주회사를 설립했다. 악셀뒤마 COO는 그동안 경영수업을 착실히 해왔기 때문에 승계후에도 무난하게 경영을 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14세때 회사 인턴으로 일한 뒤마는 프랑스 명문 대학인 파리정치대학(씨앙스포)을 졸업하고 BNP파리바은행의 전신인 파리바은행 북경과 뉴욕지사에서 2년간 근무하다 1993년 에르메스에 다시 합류했다.그는 프랑스와 매출의 17%를 차지하는 일본시장 광고담당 이사를 거쳐 보석사업부에 이어 그룹 매출의 절반을 구성하는 핵심사업부서인 가죽제품사업부 대표직을 각각 2년간 맡았고 지난해 5월부터는 COO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COO 취임후에는 높은 매출 신장률을 달성하는 등 뛰어난 경영수완을 보였다.올해 1.4분기 에르메스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1.9%인 7억7600만 유로를 기록했는데 연간으로는 올해 처음으로 30억 유로 고지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뒤마의 경영철학에 힘입은 바 크다. 뒤마는 특정 지역을 겨냥한 제품을 내놓는 경쟁사와 달리 창의성과 직관을 중시는 ‘장인정신’이 담긴 제품을 생산하고 가죽제품과 악세사리,시계와 향수 등 다른 제품간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뒤마COO는 최근 명품 전문 잡지 인터뷰에서 “뛰어난 실적 때문에 다른 시장으로 확장해야 하겠지만 브랜드 균형을 잃게 하는 위험을 감수할 생각은 없다”고 단언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박희준 기자 jacklondon@<ⓒ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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