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백기사' 떠나가나

M&A 바람막이 우호세력 잇단 지분 매각유니온스틸 전량 팔아…SK텔레콤도 검토 나서신일본제철과는 특허소송 중외국인 지분율 48%…위기 올 수도[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과거 포스코를 적대적 인수합병(M&A)에서 지켜주던 우호지분들이 떠나가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니온스틸은 1990년대부터 보유하고 있던 포스코 주식을 지난해 모두 처분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니온스틸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포항제철(현 포스코) 주식 116만6242주(1.21%)를 보유하고 있었다. 적대적 M&A 방어를 돕기 위해 원료 거래 관계에 있던 포스코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이후 꾸준히 매각에 나서 지금은 지분율이 0%가 됐다.유니온스틸 관계자는 "1990년대 포스코가 적대적 M&A 위험에 노출됐을 때 우호지분으로 100만주 이상 보유했다가 적대적 M&A 문제가 해결되면서 꾸준히 포스코 주식을 처분해왔다"며 "회사를 경영하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 차입으로만 조달할 수는 없으니 포스코 주식을 팔아 자금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포스코 우호지분 2.85%를 들고 있는 SK텔레콤도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가 지난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SK텔레콤 지분을 처분한 데 따른 조치다. 서로 우호지분을 맞교환 했던 관계를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양사 간 제휴관계에 변화가 발생했으니 앞으로 시장 상황을 고려해서 적절하게 (포스코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포스코 우호지분 5.04%를 갖고 있는 신일본제철도 최근 포스코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40여년간 이어온 양사의 제휴관계에 금이 가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신일본제철이 포스코 지분을 내다 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고 박태준 명예회장이 살아있을 때만 해도 신일본제철과 포스코의 관계는 돈독했지만 박 회장이 타계한 이후부터 양사의 관계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KB금융지주(1.81%)와 하나은행(1.03%)도 언제든지 포스코 지분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들은 포스코와 달리 당장 현금이 급한 상황은 아니어서 지분 매각에 나서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의 우호지분을 명확히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6.81%를 비롯해 자사주(11.40%)와 우리사주조합(2.24%)·신일본제철(5.04%)·SK텔레콤(2.85%)·포항공대(2.18%)·신한금융(2.15%) 등을 더하면 대략 33%대다. 현재 포스코가 적대적 M&A 위협을 받고 있지는 않지만 철강경기가 살아나고 과거처럼 아르셀로미탈이 다시 위세를 떨칠 경우 또다시 같은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포스코는 외국인 지분율이 48.40%로 절반에 달한다.포스코 관계자는 "외국인 주주가 절반에 달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거 아르셀로미탈이 한창 세를 넓혀가면서 동남아시아 쪽으로 관심을 갖다 보니 포스코가 적대적 M&A 위험에 노출됐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철강경기가 워낙 안 좋아 지금 아르셀로미탈도 자기네 공장을 줄이고 감원하기 바쁘다"고 말했다. 아르셀로미탈은 2006년 6월 당시 세계 1위 철강업체인 인도 미탈철강과 2위 철강업체인 아르셀로의 합병으로 세워졌다. 인도 출신 락시미 미탈이 1976년 설립한 미탈철강은 수차례 M&A를 거쳐 세계적인 대기업으로 올라섰다. 한편 포스코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달 보유 중이던 SK텔레콤 지분 5.61% 중 2.90%와 KB금융 지분 4% 중 1%, 하나금융 지분 1.92% 가운데 0.92%를 내다 팔았다. 이를 통해 총 5835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포스코가 보유 중인 모든 상장사 지분을 매각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포스코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포스코는 신일본제철(3.50%)·현대중공업(1.94%)·금융(1.94%) 지분 등을 보유 중이다. 동국제강과의 전략적 제휴에 따라 유니온스틸 지분 9.8%도 들고 있다. 대신 동국제강은 포스코강판 지분 9.8%와 포스코 지분 0.07%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2007년부터 유니온스틸을 매개체로 냉연강판 부문에서 원재료 조달 및 기술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박민규 기자 yush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박민규 기자 yushin@<ⓒ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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