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株 담더니···가치주펀드 '으쓱'

6개월간 수익률 3.28%···성장형펀드 크게 웃돌아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가치형 스타일의 펀드가 삼성전자 편입으로 변신을 꾀하면서 성장형 펀드보다 선방해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가치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9일 기준)은 3.28%로 성장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인 -2.74%를 크게 웃돌았다. 물론,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수익률인 3.00%도 앞지르고 있다. 특히 가치주스타일의 국내주식형펀드 상위를 한국금융지주 계열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펀드들이 대거 차지했다.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 펀드다. 이 펀드는 지난 6개월 수익률이 12.10%로 가치주 펀드 가운데 압도적인 성과를 나타냈다. 가치투자운용사인 한투밸류가 그동안 외면했던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대거 편입하면서 덩달아 수익률이 상승세를 탄 덕분이다. 지난 2월 기준 이 펀드가 가장 많이 담고 있는 종목은 삼성전자로 5.2%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유진테크(3.74%), 한섬(2.38%), 세아제강(1.98%)이 뒤를 이었고 현대차(1.64%)도 담았다. 한투밸류운용은 "그동안 삼성전자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떨어져 포트폴리오에 편입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말 100만원 미만일 때 가치주 범위에 들어 집중적으로 담았다"며 "내부적으로 독보적인 기술력 또는 프랜차이즈 가치와 같은 튼튼한 체력을 갖고 있는 종목, 경기의 불확실성에도 꾸준히 성장하는 종목을 편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가치주 펀드인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펀드와 어린이펀드인 '한국투자네비게이터아이사랑' 펀드도 지난 6개월 수익률이 7%대로 수익률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월 기준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펀드가 가장 많이 들고 있던 종목도 삼성전자(15.29%)다. 이어 신한지주(6.85%), 하나금융지주(6.55%) 등 금융주와 에스에프에이(4.50%), 대림산업(4.39%), GS건설(3.79%) 등을 담았다. 박현준 한국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지난해 말부터 양호한 업황과 글로벌 경쟁력에도 글로벌 매크로 리스크로 인해 저평가 상태에 있다고 판단되는 에너지, 플랜트, 은행업종과 전기전자 업중의 비중을 확대한게 수익률 개선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가치주 펀드의 변신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현대차 동반약세에 성장형 펀드는 맥을 못추고, 삼성전자를 담지 않은 가치주 펀드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펀드 운용스타일 경계가 점차 사라지는 데다 동일한 스타일이더라도 수익률 편차가 커 펀드투자자들은 펀드 선택시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소정 기자 ss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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