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월 CCTV에 찍힌 승려와 장군이의 모습(출처: 동물사랑실천협회)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한 사찰의 승려가 진돗개를 잔인하게 죽이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 공개돼 뒤늦게 파문이 일고 있다.13일 동물사랑실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4일 새벽 2시께 부산시 부산진구에서 한 승려가 사찰에서 30여m 떨어져 있는 인가에 묶여 있던 진돗개 '장군이'를 도끼로 죽인 사건이 발생했다.이 승려의 만행은 인근에 설치돼 있는 2대의 CCTV 화면에 고스란히 녹화돼 동물사랑실천협회에 제보됐다.CCTV 영상에는 이 승려가 담을 뛰어 넘어 마당에 매여 있던 장군이를 주먹과 발로 마구 폭행한 뒤 다시 도끼를 가져와 두 차례에 걸쳐 장군이의 머리를 내려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 살아 있을 당시의 장군이(출처: 동물사랑실천협회)
아무런 처치도 받지 못한 장군이는 아침에서야 주인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죽었다.제보자에 따르면 이같은 만행을 저지른 승려는 아직까지 붙잡히지 않은 상태. 문제의 승려는 "사람을 보고 짖는다"는 이유로 진돗개를 잔인하게 죽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려가 속해 있던 사찰 측도 "(범행을 저지른 승려가) 사건 발생 후 잠시 (사찰에) 머물다 곧 떠나갔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하고 있다는 게 제보자의 주장이다.이 사건은 장군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지켜주지 못한 죄책감에 괴로워하던 노인의 사연이 주변에 알려지면서 세상에 드러났다.제보자는 "경찰에서 재물손괴에 해당하며 처벌이 미미하다고만 하고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범인이 검거되지 않았다"면서 동물보호단체가 나서서 해결해 달라고 사건을 제보했다. 동물사랑실천협회 측은 "진돗개의 주인은 일흔 살이 넘은 고령으로, 홀로 살아오며 10년 넘게 자식처럼 키워오던 반려견을 잃고 큰 실의에 빠졌다"며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해야 할 종교인이 동물을 끔찍하게 학살한 건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협회는 조만간 문제의 승려를 경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이다.조인경 기자 ikj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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