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DMB·휴대폰 운전' 단속 처벌 강화하라

차량 내 전자기기 사용이 운전자의 주의를 흐트러뜨려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불러올 수 있는지가 엊그제 경북 의성군 국도에서 다시 한번 확인됐다. 화물트럭 운전기사가 운전 중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으로 드라마를 시청하다가 앞에서 연습주행을 하던 상주시청 여자사이클 선수단 일행을 보지 못하고 그대로 덮쳤다. 이 사고로 3명이 죽고 4명이 크게 다쳤다. 부상자 1명을 빼고는 모두 국내 최고의 기량을 갖춘 사이클 선수이자 10대 후반과 20대 전반의 꿈 많은 젊은 여성이라는 점이 안타까움을 더 한다. 자동차 운전 중 전자기기 사용의 위험성은 국내외에서 오래 전부터 지적돼왔다. 이에 따라 많은 나라가 주행 중 휴대폰 사용이나 DMB 시청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렇게 하고 있다. 하지만 휴대폰과 달리 DMB의 경우는 금지만 선언적으로 명시했을 뿐 처벌 조항은 없다. 주행 중 DMB 시청 행위에 대해 영국은 최고 1000파운드(184만원)의 벌금형을 부과하는 등 주요 선진국들이 모두 처벌제도를 갖춘 것과 대비된다. 우리나라 국회에서도 처벌의 입법화가 논의된 적은 있으나 과도한 규제라는 등의 이유로 채택되지 않았다. 이번 사고는 그러한 국회의 판단이 잘못된 것임을 웅변한다. 하루라도 빨리 도로교통법에 처벌 근거를 도입해 주행 중 DMB 시청 금지 조항의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처벌제도가 도입된다고 해도 객관적인 측정이 가능한 음주운전과 달리 DMB 시청은 적발되더라도 운전자가 부인할 여지가 넓어 단속이 어렵다. 따라서 주행 중에는 DMB를 시청할수 없도록 하는 기술 적용을 의무화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택시에 대해서는 가중 처벌을 해서라도 운전기사의 주행 중 DMB 시청을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 DMB만 문제인 것은 아니다. 내비게이션도 화상기능이 다양해지면서 운전자의 시각적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고 있다. 스마트폰도 통화뿐 아니라 지도를 비롯한 위치정보와 운전지원 기능을 가진 앱이 다양하게 나오면서 안전운전을 오히려 위협하고 있다. 음주운전보다 더 위험하다는 운전자의 시각 분산을 막기 위한 첨단 전자기기 관련 법제의 전면적 재정비가 요구된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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