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2012]⑪김치에 정직을 버무린 20대 청년의 성공

노광철 짐치독 대표…연매출 15억, 호텔은 물론 해외서도 불티

노광철 짐치독 대표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20대 청년의 창업 아이템치고는 꽤나 뜻밖이다. 어찌 보면 '올드'하기까지 하다. 과 동기들이 정보통신(IT)만을 관심가질 때 이 청년은 '김치'를 떠올렸다. 대기업에 연예인까지 뛰어든 김치사업은 이미 포화상태. 다들 레드오션이라 만류했지만 결국 연매출 15억원의 어엿한 김치업체 대표가 됐다.노광철(26·건국대학교 전기공학과) 짐치독 대표는 3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젊은 층의 관심이 적은 김치사업에 뛰어들어 아이디어 제품을 내놓으니 오히려 레드오션이 블루오션이 됐다"고 말했다.노 대표가 창업에 뛰어들어야겠다고 결심한 건 지난 2008년의 일이다. 당시 군 복무 중이던 그는 중국산 김치를 한국산으로 속여 판다는 뉴스를 접했다. '음식 가지고 장난치는' 모습을 보고 누구나 믿고 먹을 수 있는 김치를 만들어 팔겠다고 다짐했다. 1년 가까이 준비한 끝에 2009년 온라인몰 '짐치독'을 열었다."할머니께서 담그신 김치는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가장 맛있더라고요. 그 맛을 떠올리며 주변 어르신들이나 고서적을 통해 공부를 하고 저만의 레시피를 만들었어요. 한 만 포기 정도 담갔을까요. 지금의 김치 맛이 완성됐어요."사업은 녹록치 않았다. 창업 초기 매출은 5만원이 전부. 직원이 거래처를 가지고 이직하기도 했고 회사 자금을 몰래 쓴 적도 있었다. "사업할 때 가장 힘들게 했던 것도 사람이었지만, 직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성장했고 또 웃을 수 있었습니다."정직한 맛으로 입소문을 타더니 매출액이 15억원까지 불어났다. 유명백화점과 호텔에도 짐치독의 김치가 들어간다. 우리의 맛을 세계에 알리는데도 적극적이다. 현재 미국, 일본, 대만 등에서 거둬들이는 매출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그는 "파프리카 김치, 인삼김치 등 각 나라별 입맛에 맞춘 김치를 수출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유럽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정작 노 대표가 손에 쥐는 돈은 없다. 수익금은 불우한 이웃에게로 간다. "사업가가 맞냐"는 물음에 그는 "자선사업가는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사업가의 제일 덕목은 자신의 가족(직원)을 챙기는 것"이라며 "먼저 직원들을 배불리 먹이다보니 주변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비록 작은 양이었지만 이웃들에게 제가 가진 것을 조금 나누었을 뿐"이라고 전했다.노 대표는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창업을 결심한 군 복무 시절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면, 현재에서 머물지 않고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싶다고 한다. 그는 마지막으로 창업을 준비중인 이들에게 "제대로 산다는 것은 지금 자기에게 주어진 상황을 놓치지 않고 이용하는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 충실하라"고 조언했다.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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