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스콧 톰슨(54·사진)이 야후의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취임 이후 톰슨은 두 차례 언론으로부터 주목받았다. 첫 번째가 이달 초순 2000명 감원 발표 때다. 취임한 지 얼마 안된 신임 CEO가 전체 인력의 14%를 줄이겠다고 결정했지만 정작 왜 감원해야 하는지, 향후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말이 없었다.
[출처: 블룸버그]
언론이 야후의 1·4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17일(현지시간) 컨퍼런스 콜을 주목한 것은 그 때문이다. 이날 톰슨은 야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사업 규모를 줄일수록 나으리라는 게 그의 결론이었다. "야후의 가장 큰 문제는 여러 전략이 마구잡이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린 것이다. 그는 "새로운 일에 손대기보다 현 상품과 서비스로도 더 많은 계약을 따낼 수 있다"며 ""그러나 이것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모든 사업을 계속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야후에 합류하기 전에도 "야후가 너무 많은 것을 너무 오래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고 이 중 몇 가지만 성공을 거둔다"고 꼬집었던 그의 생각은 야후 합류 이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톰슨은 여러 분야에서 경쟁하려 애쓰다 보면 오히려 야후의 능력을 감소시키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톰슨은 여러 부문에서 경쟁하려 애쓰다 보면 오히려 능력이 떨어지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좀더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꼭 필요하지 않은 몇몇 사업을 중단하고 사업부는 통합할 것이라고 밝혔다.톰슨은 야후에 합류하기 전 온라인 지불 솔루션 업체 페이팔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 2005년 2월 페이팔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2008년 1월까지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2008년 1월~2011년 1월 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사장으로 지내면서 페이팔의 매출을 2배 이상으로 끌어올렸다.하지만 수년째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 하고 있는 야후의 현 상황은 톰슨에게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야후의 지난 1·4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11% 증가한 10억7700만달러(약 1조2283억원), 순이익은 28% 급증한 2억863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0억5843억달러와 2억2300만달러를 조금 웃도는 결과다. 하지만 야후재팬과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 수익이 컸을 뿐 실제 영업 실적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금융시장 중개업체 BGC 파트너스의 콜린 질리스 애널리스트는 "야후가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보다 야후재팬과 알리바바에 대한 투자로 얻은 이익이 더 많다"고 분석했다. 1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야후의 핵심 사업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야후는 지난 10일 조직 개편안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것이 새로 만든 소비자 상거래 부서다. 소비자 상거래에 주목한 톰슨은 광고 매출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 상거래 부서장으로 페이팔에서 함께 일한 샘 슈로거를 영입했다. 하지만 온라인 광고 시장 주도권은 구글이 이미 거머쥐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트위터의 부상으로 야후가 광고 부문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시장관계자들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헤지펀드 아이언파이어 캐피털의 에릭 잭슨 사장은 톰슨의 컨퍼런스 콜을 확인한 후 포브스 기고를 통해 "톰슨과의 허니문이 끝났다"며 톰슨에게 "말만 하지 말고 실천에 옮기라"고 촉구했다. 그는 톰슨이 컨퍼런스 콜에서 분명한 전략을 제시하지 못하고 고객에게 더 다가갈 것이다, 모든 것을 할 생각이다,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이다 등등 진부한 말만 되풀이했다고 꼬집었다. 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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