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행정체계개편주진위, 자치구 10곳 통폐합 의결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지방행정체제 개편안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자체 통폐합과 광역시 구의회 폐지 등을 담은 이번 개편안에 대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절차상 하자, 풀뿌리 민주주의 훼손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에 나섰다.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는 13일 비공개 본회의를 열고 지방행정체제 개편안을 의결했다고 16일 밝혔다. 개편안에 따르면 인구가 적거나 면적이 작은 자치구 10곳이 인접구와 통합된다. 서울 중구·종로구, 부산 중구·동구, 부산 수영구· 연제구, 대구 중구·남구, 인천 동구·중구 등이 대상이다.경북 안동·예천, 충남 홍성·예산, 전남 여수·순천·광양 등은 지방에서 통·폐합 건의가 없었지만 정부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해 통·폐합 대상으로 정했다. 군산·부안·김제의 경우는 주민의 건의와 국가적 필요가 맞아떨어져 통합이 추진된다. 나머지 주민의 건의가 있었던 48개 시·군·구에 대해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또 이번 개편안에는 서울시의 경우, 구청장만 민선으로 선출하고 구의회는 모두 폐지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부산, 대전, 광주, 울산, 인천, 대구 등 6개 광역시의 구청장은 정부가 관선으로 임명하고, 구의회는 모두 없앤다.위원회는 이번에 마련된 안을 바탕으로 6월초까지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종합적인 기본안을 완성하고, 6월30일까지 이를 대통령과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위원 8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팀도 운영한다. 그러나 각 지자체에서는 이번 안이 지역민의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 기초의회 대표 의장단은 17일 서울에서 긴급 회의를 갖고 자방자치제 전면 개편안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며 항의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서울에서도 강동구의회가 이날 오전 "특별시 자치구의회 폐지는 '지방자치단체에는 의회를 둔다'는 헌법 제118조를 위반한 것"이며 "위원회가 제도적 안정을 이룩해가는 지방자치를 말살하려고 획책하고 있다"고 반발했다.강운태 광주시장도 앞서 16일 오전 간부회의에서 "정부의 지방자치제 개편안은 광역시장과 시의원, 구청장 등 당사자들의 의견수렴없이 확정돼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은호 인천 군·구의회 의장협의회장도 "정부 안은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것"이며 "전국 군·구의회에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또 위원회안이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해 실제 추진될지 여부도 미지수다. 행정부 관계자는 "지방행정체제개편은 선거구 개편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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