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1회용 나무젓가락 다 어디로 갔나?

1회용 젓가락 사용안하기 결과, 나무젓가락 구매율 최고 70%까지 감소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노원구 공릉2동의 가로청소를 담당하고 있는 환경미화원 김모씨(50)의 표정은 요즘 들어 무척 밝다. 이 지역은 단독·다세대주택이 밀집된 곳으로 지난해 이맘때는 1회용 젓가락이 쓰레기 봉지를 뚫고 나와 찢어지는 경우가 허다해 쓰레기를 수거하는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김성환 노원구청장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 노원구에서 1회용 젓가락 사용 안하기 운동을 펼친 뒤부터 1회용 나무젓가락 배출이 눈에 띄게 줄고 있을 뿐 아니라 쓰레기를 수거하는데 작업이 한결 수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쓰레기 수거 시 놀랍게도 1회용 젓가락이 안보인 것은 노원구에서 펼치고 있는 ‘1회용 젓가락 사용 안하기 운동’결과라는 것에 더욱 놀라고 있다.1회용 나무젓가락 사용 자제 등 작은 실천을 통해 지구를 살려보자는 이색적인 운동을 펼치고 있는 자치구가 있어 화제다.노원구(구청장 김성환)는 지난해 11월부터 지역내 중국음식점 79개 소를 대상으로 음식을 배달할 때 ‘1회용 나무젓가락 사용 안하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이런 사업을 펼치게 된 배경은 하나뿐인 지구가 기후변화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 환경을 살리는데 거창한 계획도 중요하지만 주민들이 아주 작은 것이라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함께 동참한다면 폐기물 배출을 줄여 환경도 보호하고 지구도 살릴 수 있다는 작은 실천을 주민들과 함께하기 위해서다.구는 이를 위해 지역내 중국음식점들의 나무젓가락 사용량 조사 결과 연간 무려 288만 여개가 1회용으로 쓰여진 뒤 버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수치는 1개 음식점 당 1일 평균 100개가 사용되는 양이다.288만 여개 나무젓가락을 길이로 환산하면 721km로 서울에서 부산간 거리인 400km보다 1.8배가 긴 길이다. 또 높이로 치면 1만4420m로 에베레스트산의 8848m보다 약 1.6배 높은 것이다. ‘1회용 젓가락 사용안하기 운동’ 관건은 지역내 중국음식점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내느냐에 달려 있었다. 이를 위해 안내문을 배포하고 참여를 유도했으나 처음에는 대부분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 이유는 1회용 젓가락을 가져다주지 않을 경우 주문을 하지 않아 매출이 떨어질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구는 중국음식점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설득을 시작했다. 이런 작은 실천으로 연간 11.5톤(t) 가량 폐기물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간 평균 73만여원 나무젓가락 구매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1석2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그리고 안내 전단지를 아파트 엘리베이터와 다중이용시설 등에 부착하고 동주민센터 등에 현수막을 달아 주민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며 동참을 유도한 결과 60개 업체로부터 참여를 이끌어 냈다.‘1회용 젓가락 사용 안하기 운동’ 정착을 위해 업주에게 수시로 교육실시는 물론 "고객님 1회용 젓가락 필요하지 않으시죠”라는 홍보용 멘트를 참여업소에서 하도록 했다.또 지역주민의 참여 확대를 위해 구청 소식지, 인터넷방송국 매체, 홍보용 전광판, 아파트 엘리베이터, 지역내 학교 등에 홍보전단을 부착, 참여를 유도했다.60개 참여업체에 대한 모티터링 결과 1회용 젓가락 구매실적 등이 현저하게 감소하는 등 참여 우수업소 11개 소에 대해 구청장이 격려하고 업소입구에 '노원구 녹색환경운동 우수중국음식점' 현판을 게첨, 참여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실제로 참여업체 1회용 나무젓가락 3개월간 구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1회용 나무젓가락 구매가 중국음식점 1개 업소 당 1만6055개에서 1만568개로 34%인 5,487개가 줄었다.특히 가장 우수업소인 사천장(대표 고현덕 ☏ 972-1230)의 경우 배달음식 주문 시 “우리 업소는 1회용 젓가락을 배달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멘트를 지속적으로 실시한 결과 1회용 젓가락 구매실적이 4500개에서 1350개로 약 70% 이상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고현덕 대표는 “처음에는 혹시 매출액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며 그러나 “이런 작은 실천이 환경을 보호한다고 생각하니 기쁘다”라고 말하는 등 참여업소에서도 매우 긍정적인 방응을 보이고 있다.이에 노원구는 오는 5월부터 지역내 배달음식점(한식 분식 치킨 김밥 등) 모두를 대상으로 음식물 배달 시 '1회용 젓가락 사용 안하기 운동'을 확대할 계획이다.앞으로 구는 모범 실천 업소에 대해 구 홈페이지에 소개해 주민들에게 알리는 등 참여업소에 대한 음식문화 개선사업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한편 음식점 내에서 1회용품 사용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태료 대상에 해당되지만 음식을 가져가거나 배달시에는 1회용품을 사용해도 과태료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김성환 구청장은 “하나뿐인 지구는 우리가 후손들을 위해 잠시 빌려 쓴 것이기 때문에 환경을 살리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아주 작은 실천이 필요한 때”라며 “음식업소 및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가 곧 지구를 살리는 길”이라며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보건위생과(☎2116-4318)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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