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한국수력원자력이 조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홍보를 빌미로 주민들에게 향응을 제공하면서 4.11 총선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3일 강화도 주민들과 민주통합당 인천시당에 따르면 강화도 인근에서 인천만조력발전소 사업을 추진 중인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최근 조력발전 홍보를 명목으로 강화군 주민들에게 시화도 조력발전소 시찰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도 주민 35명이 시화조력발전소를 시찰한 후 인근 대부도의 한 횟집에서 회와 술 등 음식을 대접받는 장면이 한 지역 방송국에 의해 보도되기도 했다. 한수원은 지역 경제 활성화·기후 변화 대비 등 조력발전소 사업의 긍정적인 측면을 홍보하겠다는 명분으로 이달 초부터 이같은 주민 시찰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영광원자력발전소에도 일부 주민들을 데리고 가서 구경시켜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한수원의 주민 시찰은 반대 측 주민들로부터 "돈으로 혹세무민하려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윤여군 목사(강화조력발전반대시민모임 대표)는 "공기업이라는 한수원이 지난해부터 조력발전소를 관철시키기 위해 주민들에게 '전기료를 무료로 한다'는 소문을 퍼뜨리는 등 혹세무민하고 있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기업이 말도 안 되는 일을 하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을 달성하려는 태도에 기가 질린다"고 주장했다.윤 대표는 이어 "한수원이 지난해부터 엄청난 물량을 쏟아 부으면서 관광성 시찰과 여론전을 벌이면서 지역내 갈등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에너지를 돈으로 사려는 행태는 옳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총선이라는 민감한 상황 속에서 정치개입 논란도 번지고 있다. 현재 국회의원-군수 보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면서 여야 후보간 조력발전소 사업에 대한 찬반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수원의 일방적인 조력발전소 사업 홍보가 지역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여당 성향의 후보들은 찬성, 야당 후보들은 반대 입장을 표시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한수원의 관광성 시찰 제공은 조력발전소를 찬성하는 특정정당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공기업이 특정 정당 후보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이슈를 찬성하도록 주민들에게 관광성 외유를 제공하는 것은 선거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비난했다. 강화군선거관리위원회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한수원에 선거 기간 중 시찰 중단을 권고했다.강화군선관위 관계자는 "위법한 사항은 아니라고 판단해 고발하지는 않았다. 한수원 쪽에 민감한 시기인 만큼 자제하라고 요청했고 한수원이 4월 선거 기간 내에 있던 시찰을 취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 측은 "조력발전 사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 지난해부터 주민들의 시화조력발전소 견학을 실시한 것은 사실"이라며 "견학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제공되는 수준의 점심과 저녁식사를 제공한 것일 뿐 돈을 뿌리거나 향응을 제공했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며, 선관위의 우려 표명에 일단 견학을 중단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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