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tionary] ㅈ: 전람회

<u>전람회</u>a. 1993년 대학가요제 출신 뮤지션.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인 김동률과 서동욱으로 구성된 전람회는 클래식과 재즈를 기반으로 한 ‘꿈속에서’로 대학가요제 대상과 특별상을 수상. 김동률이 피아노를, 서동욱이 베이스를 연주. b. 1994년 1집 < Exhibition >으로 정식 데뷔. 1집은 015B와 신해철이 소속된 대영AV에서 발매해 신해철이 프로듀서로 참여. 군 복무 후 1996년에 ‘이방인’, ‘유서’, ‘취중진담’ 등이 수록된 2집 < Exhibition 2 > 발매. 1997년 <졸업> 발매와 동시에 해체 선언. 3집에는 1991년도 휘문고(두 사람의 출신고) 한티가요제 수상곡인 ‘다짐’ 수록. c. 김동률과 서동욱의 이름을 따 ‘신촌의 동동 브라더스’라 불리기도 함. 전람회 해체 이후 “음악 빼고는 잘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한 김동률은 솔로로 계속 음악 활동을 이어 감. 1997년 패닉(Panic)의 이적과 함께 프로젝트 그룹 ‘카니발’ 결성 후 앨범 < Carnival > 발매, 1998년 솔로 1집 ‘the shadow of FORGETFULNESS’ 발매. 서동욱은 학업에 복귀, 유학 후 현재 모 기업 임원으로 재직 중. <u>연관어: ‘기억의 습작’</u>a. 1994년 발표된 전람회 1집 < Exhibition >의 타이틀 곡. 김동률이 고등학생 시절 작곡한 것으로 알려짐. 서태지와 아이들의 3집으로 기억되는 1994년이지만, 그 해 여름은 ‘기억의 습작’의 계절이기도 함. b. 현재 개봉중인 영화 <건축학개론>의 테마곡. 전람회 1집 앨범이 영화의 주요 소품으로 사용되어 특유의 정서를 만드는데 일조, ‘기억의 습작’은 엔딩 크레딧에 삽입되어 강한 여운을 남김. 김동률과 <건축학개론>의 이용주 감독은 같은 대학 건축공학과 동문. 시사회에서 영화를 본 김동률은 트위터를 통해 “영화 참 좋네요. 특히 90년대 학번이신 분들은 더욱 아련할 듯. ‘기억의 습작’ 때문에 전 좀 화끈거렸지만요”라고 감상을 남김.
어느 시대에나 잊히지 않는 청춘의 주제가는 있기 마련이다. 가장 많이 음악에 기대고 음악에 위로받았던 시절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지나고 나면 아련하게 미화되기 마련인 나날들이라 그 때의 음악에 대한 기억과 평가가 곧 그 시절의 나에 대한 그것으로 고스란히 치환되기 때문일 수도 있다. 1990년대. 향수라 이름 붙이기엔 어쩐지 조금 멋쩍은 듯 했던 그 날들이 지금 ‘레트로’로 소환되고 있다. 당시 10대, 20대였던 이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가장 찬란한 동시에 가장 남루한 마음을 품었던 과거의 자신을 그리워하기 시작했다. 서태지와 아이들과 H.O.T의 시대. 혹은 듀스와 김건모의 시대. 누군가에겐 윤상과 TOY의 시대. 그리고 전람회가 있었다. 1993년 대학가요제로 데뷔해 1994년 1집을 내고 1997년 3집으로 해체하기까지 짧은 시간 동안 단 3장의 앨범을 발매한 전람회. 대학가요제라는 이름의 무게와 정서를 간직한 마지막 세대였던 김동률과 서동욱, 깃을 세운 폴로셔츠를 니트 안에 받쳐 입고 피아노와 베이스를 연주하던 왠지 되게 똑똑해 보였던 두 남자는 아마추어답지 않은 노련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우리와 처음 만났다. 재즈 풍 선율에 실린 김동률의 묵직한 바리톤 음색을 통해 들려오는 고풍스럽고 은유적인 가사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옥죄었다. 대중가요 르네상스라 불리었던 1990년대, 윤상, TOY, 김현철, 조규찬 등 일련의 싱어송라이터들이 이른바 ‘고급가요’라 불리는 음악으로 활발히 활동했던 시절에 전람회의 음악은 특히 고급스러운 발라드라 평가받았다. 동시에 ‘하얀 꿈을 꾸고 있네 / 어디인지도 모른 채’(‘꿈속에서’), ‘이젠 버틸 수 없다고 / 휑한 웃음으로 내 어깨 기대어’(‘기억의 습작’), ‘쉴 곳을 찾아서 / 결국 또 난 여기까지 왔지’(‘이방인’)와 같은 인상적인 첫 소설에서 비롯되는 특유의 우울하고 비극적 정서는 전람회가 청춘의 연가일 뿐 아니라 송가로 기억되게 했다. 이는 전람회 해체 이후 김동률이 여전히 현역으로 음악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전람회가 고(故) 유재하나 김광석이 그랬듯 노스탤지어를 넘어 신화의 영역에 남아있는 것과 통한다. 이는 ‘첫사랑의 신화’에 일정 부분 기대고 있는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기억의 습작’이 주요 모티브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때가 아니면 안 되는, 인생에 딱 한 번 밖에 없는 시절이 우리에게도 있었다. 그 때, 그리고 지금, 전람회의 노래들이 있어 다행이다. 아무리 그리워해도 다시 돌아갈 수 없음을 아프게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눈물 흘릴지언정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추억할 수 있으니 말이다.<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김희주 기자 fifte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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