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정기자
이안 로버슨 사장
BMW그룹이 현대차를 주시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유럽시장에서 현대차가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 1월 현대차와 기아차는 유럽지역에서 각각 3만3204대와 2만2061대를 판매, 시장점유율 5.5%(현대차 3.3%, 2.2%)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시기 BMW그룹은 5만3494대를 판매해 5.3%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다. 현대·기아차는 이같은 성장세와 품질 등을 발판 삼아 독일 고급차 수준으로 차 값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 7일 스위스 제네바모터쇼에서 BMW 320d의 가격을 듣고 "비싸다. 그게 다 (BMW의) 작전이다"고 언급한 바 있다.로버슨 총괄사장은 "미래 전략을 개발하는 데 있어 (현대차 등) 모든 경쟁사를 주시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우리는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할 것"이라면서 현대차와의 직접적인 경쟁구도를 논하는 것에 거리를 뒀다. 헤르베르트 디이스(Herbert Diess) BMW R&D 담당 총괄 사장 역시 "기아차 K9의 디자인이 우리와 비슷하다"며 "또 아직은 현대차와는 10년의 기술격차가 난다고 본다"며 현대·기아차에 대한 견제 심리를 드러냈다. 한편 로버슨 사장은 "한국은 유럽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해 관세장벽이 없는 열린 시장"이라며 "한국에서 BMW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공장을 지을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BMW는 빠르게 성장하는 럭셔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더 높여나갈 것"이라며 "6시리즈 그랑쿠페와 개인별 맞춤형 7시리즈 등 럭셔리 라인업을 강화해 럭셔리 자동차 고객층을 끌어안을 것"이라고 말했다.뮌헨=이은정 기자 mybang2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