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유럽은 가장 오래됐지만 가장 큰 이머징 마켓으로 재정의해야 한다."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사모펀드 가운데 하나인 칼라일 그룹의 공동 설립자 데이비드 루벤스타인(55·사진)은 유럽 부채위기가 절호의 기회를 만들고 있다며 이처럼 주장했다.
[출처: 블룸버그]
루벤스타인의 발언은 지난달 28일 사모펀드 관련 세계 행사 중 하나인 슈퍼리턴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변화와 불확실성으로 싼 값에 기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유럽의 국가부채 위기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곳보다 유럽에서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블룸버그통신은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 등 사모펀드들이 돈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규제 강화로 어쩔 수 없이 매각에 나서는 은행의 일부 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실탄이 준비되고 있다는 것이다.루벤스타인도 더 많은 사업을 이끌기 위해 재원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칼라일의 글로벌 금융서비스 대표인 올리비에르 사르코지가 최근 유럽에서 고용을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칼라일은 지난해 10월 스페인 저축은행 리베르 뱅크로부터 현지 통신업체 텔레케이블 지분 85%를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칼라일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루벤스타인은 사모펀드 업계 이력 탓에 구설에 오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도 나타냈다. 롬니는 과거 사모펀드 베인 캐피털을 설립해 최고경영자(CEO)까지 역임하면서 엄청난 부를 쌓았다. 그는 2010년 무려 2160억달러를 벌었지만 일반 직장인들보다 훨씬 낮은 13.9%의 소득세율이 적용돼 구설수에 올랐다.롬니의 경우 주식 배당금 등 자본소득이 컸기 때문이었다. 미국의 일반 소득세율은 35%인 데 비해 이른바 '성과 보수'로 불리는 자본 소득에는 세율 15%가 적용된다. 앞서 롬니는 자신이 15%의 세율을 적용 받는다고 말했지만 실제 소득세율은 그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롬니는 자신이 베인 캐피털에서 10만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루벤스타인은 사모펀드 업계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런 내용이 외부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더 애써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사모펀드 업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설명하고 계속 고용이 창출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루벤스타인은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롬니가 대선 후보로 결정되면 사모펀드들이 계속 입질에 오를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사모펀드 업계 사람들이라면 사모펀드 업계 출신이 백악관에 입성하는 것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 업계 출신이 백악관에 입성하면 많은 사람은 사모펀드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지난해 루벤스타인을 미국 부자 순위 148위에 올려놓았다. 그의 순자산 규모는 26억달러(약 2조9000억원)로 추정된다. 루벤스타인은 미국 외교협회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박병희 기자 nut@<ⓒ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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