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 고문료 받고도 신고 안해…방통위측 '문제 없어'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 내정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다음달 5일로 예정된 가운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은 26일 이계철 내정자가 2006년부터 4년간 통신장비 납품업체 'BCNe글로발' '글로발테크'에서 3억여원을 받는 고문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이사장(구 한국전파진흥원, 비상임이사)을 겸직했지만, 진흥원쪽에 고문료를 신고하지 않았다. 전 의원은 "업계 고문을 수년 간 겸직하고 수억 원의 고문료를 받았지만 해당 기관에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이는 해당 정부 기관의 내부 강령을 위배한 것"이라고 했다. 방통위 산하 정부 기관이자 중계기의 전파강도를 측정하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이사장을 지내면서, KTF에 중계기를 납품한 'BCNe글로발' '글로발테크'에 고문을 지낸 것을 부적절한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BCNe 글로발'은 'KTF 납품 비리' 사건에 연루돼 처벌을 받은 회사다. 이 회사는 2008년에 '글로발테크'로 이름을 바꿔 납품 업무를 계속했고 이계철 후보자는 2009년까지 이 회사들의 고문을 맡았다.전 의원은 "4년여에 걸쳐 무려 3억여 원의 고문료를 받으면서도 전파진흥원의 '임직원 행동강령'에 따른 신고 절차를 하지 않은 것"이라며 규정 위반을 주장했다. 특히 이 후보자는 지난 2006년에 전파진흥원 이사장을 지원할 당시 애초부터 이 업체 고문직을 맡은 것을 전파진흥원에 알리지 않았다. 전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06년 2월에 'BCNe 글로발' 고문으로 근무한지 5개월 후인 7월에 전파진흥원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전파진흥원쪽에 제출한 이력서에 'BCNe 글로발' 이력을 누락시켰다.또 이 내정자가 고문을 맡은 시기는 KTF와 'BCNe글로발' 간 납품 비리가 벌어졌던 2006년~2007년와 겹쳐 이 내정자가 양사를 이어주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이계철 후보자는 KT 사장 출신이다. 전병헌 의원은 "고문 이력을 누락시킨 것은 공기관 이사장으로 성실한 신고 의무를 저버린 것이고 이사장 취임 자체가 부적절하다"며 "임직원행동강령에 위배되는 스폰서, 전관예우를 받은 이 내정자는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그러나 방송통신위원회는 비상임이사로 재직한 이 후보자의 경우에는 강령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위반 사유가 없다고 밝혔다.방통위측은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및 '전파진흥원의 정관' 에 따르면 상임임원과 직원은 그 직무 외의 영리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건 맞지만 비상임 이사에 대해서는 영리업무의 겸직을 제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심나영 기자 sn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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