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밀폐용기 글라스락으로 알려진 삼광유리(대표 황도환)가 최근 신사업을 추진하며 중소기업의 인력을 무분별하게 빼와 논란이 일고 있다. 대기업인 OCI 계열사인 삼광유리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광유리는 지난해 말 주방용품 업체 네오플램에서 근무하던 상품개발 팀장을 스카웃했다. 삼광은 업계 대비 고연봉을 제시했고 손쉽게 스카웃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팀장은 함께 일하던 직원 2명과 함께 삼광으로 이직했다. 통상 중소기업의 팀 구성이 3~5명으로 구성되는 것을 감안하면 네오플램은 개발팀을 통째로 뺏긴 셈이다. 삼광은 다른 중소기업에서도 인력 빼오기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생활용품 업체 관계자는 "핵심 인력을 위주로 상당히 적극적으로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다"며 "다행히 회사에서 알고 가까스로 만류했다. 스카웃이 이뤄졌다면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사실상 대기업인 삼광유리가 상대적으로 손쉬운 영입 상대인 중소기업 인력을 빼오며 업계 생태계를 흐리고 있다고 비난한다. 그룹세브, 월드키친, 헨켈, 락앤락 등 규모 큰 업체들도 많은데 굳이 중소기업 인력을 데려와야 하냐는 것이다.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삼광유리는 OCI그룹 중 하나로 대기업으로 분류돼 있다. 당시 삼광유리는 "중소기업적합업종에 주방용 유리식기가 포함되면 (대기업인) 우리의 협력사가 피해를 본다"고 주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광은 상황에 따라 대기업 혹은 중소기업이라고 말을 바꾼다"며 "대기업으로 속하는 만큼 그에 맞게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야 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동반성장위원회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력 스카웃이 심각한 만큼 위원회 안에 '인력스카웃심의위원회'를 새롭게 설치하고 문제 해결에 나설 방침이다. 얼마 전 열린 제13차 본회의에서 정운찬 위원장은 "중소기업 인력 빼오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위원회 설치를 결의했다"며 "대기업은 그간의 인력 채용 관행을 개선해 중소기업 인력 유입을 자제하고 불가피할 경우 해당 중소기업의 인력 확보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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