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아시아 기업들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상황 악화와 유럽 은행들의 아시아 지역 익스포저(위험노출) 감소 때문에 올해 아시아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아시아 각국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부채 위기 확산 여파로 최근 몇 달 동안 경제성장 둔화를 경험하고 있다. 지난 1일 한국은 1월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6.6% 감소했다는 실망스런 성적표를 내놨고 홍콩도 미국과 유럽의 어두운 경제 상황을 이유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1~3% 수준을 기록,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이러한 경제 악화 상황에서 인도네시아의 대형 원유·가스 운송 선박회사인 PT베를리안 라주 탱커(PT Berlian Laju Tanker)는 지난주 20억달러의 부채를 상환하지 못했다.무디스는 채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이 고위험-고수익 채권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있는 분위기가 채권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아시아 기업들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금조달에 실패한 아시아 기업들이 디폴트 상태에 빠지는 사례가 늘 수 밖에 없다고 진단하는 이유다. 무디스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을 포함해 정부의 긴축정책과 과잉생산에 타격을 받기 쉬운 정유사, 마케팅, 기술,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취약하다"면서 "특히 한국과 인도에서는 통화가치 하락이나 커진 외환 변동성 때문에 수입업자들이 비용 상승 부담을 안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무디스는 "올해 아시아 기업들은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곳이 상향 되는 곳 보다 많아질 것"이라면서 아시아 기업들이 부정적인 신용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다만 아시아 은행권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남겼다. 아시아 지역의 금융 시스템이 견실하고 서방국 은행들에 비해 기업을 상대로 하는 도매자금시장(wholesale market) 의존도가 낮다고 판단해서다. 일본 은행들이 낮은 수익성과 취약한 정부 재정 상황 때문에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이것으로 인해 향후 12개월 사이에 은행권 신용등급이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못박았다. 인도도 은행권이 부실채권 비율 상승 부담을 견디고 있지만 정부가 은행권 기본자기자본비율(tier-one ratio)을 8% 수준에 맞추기 위해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어서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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