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한 마디는 증시의 정치테마주 지형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대선 불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그의 발언에 안 원장과 경쟁 대선후보를 비롯한 다양한 정치적 역학관계가 테마주에 고스란히 녹았다.안 원장은 지난 21일 열흘간의 미국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자리에서 현 정치권의 변화에 긍정적 변화를 보이며 "이렇게 간다면 저같은 사람까지 고민할 필요가 있냐"고 밝혔다. 듣기에 따라 대선 불출마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연휴 기간 이 소식을 뉴스로 접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25일 장에서 그대로 표출됐다. 먼저 안철수 테마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연휴직전 9.73% 급등하며 14만7000원으로 마감됐던 안철수연구소는 12.93% 떨어진 12만800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곧바로 하한가인 12만5000원까지 밀린 안철수연구소는 오전 11시38분께까지 하한가를 면치 못했다. 이후 대선 불출마 해석은 과도하다는 분석에 마이너스 2%대까지 낙폭을 줄이기도 했지만 결국 14.29%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안철수 테마로 분류되고 있는 클루넷과 잘만테크, 솔고바이오도 장중 동반 하한가를 기록하는 등 부침을 거듭하다 11~12%대 급락으로 장을 마쳤다.안철수 테마의 급락에 문재인 테마주들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바른손과 유성티앤에스, 조광페인트가 동반 상한가를 기록했다.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경우,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란 기대감이 테마주에 대한7. 매수세로 반영됐다. 같은 친노 테마인 모나미(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테마주)과 영남제분(이해찬 전 총리 테마주)는 정치테마주의 요동 속에서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모나미 3.82% 하락 마감했고, 영남제분은 0.92% 상승 마감이었다. 다른 테마주들처럼 진폭도 크지 않았다. 민주통합당 당대표 경선을 통해 화려하게 정치 전면에 부상했지만 독자적인 대선 후보로서 경쟁력은 갖추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테마주 주가에도 나타난 셈이다.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테마주들도 박 위원장의 현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친동생인 지만씨가 대주주로 있는 EG는 이날 7%대 상승으로 출발해 12% 이상 급등하며 상한가를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차익매물에 6.48% 상승마감하는데 그쳤다. 장초반 10% 이상 올랐던 아가방컴퍼니도 1.64% 상승에 머물렀다.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박 위원장의 굳건했던 대세론이 무너진데다 한나라당까지 인기가 추락중이어서 안 원장의 불출마 가능성만으로 대세론을 회복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증시에도 투영된 것 아니냐"고 해석했다. 한 투자전략가는 "정치테마주가 펀더멘탈과 무관하게 움직이는 등 문제가 많지만 정치 현상은 제대로 반영하는 것 같다"고 촌평했다. 하지만 "연휴 직전 급등했던 안철수연구소가 안 원장의 한마디에 급락하는 것이 바로 테마주의 현실이란 점도 직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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