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규모 부실채권 정리…기업대출 재분류 영향도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국내 은행들이 지난달 중소기업대출을 10조원 이상 털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에 대규모 부실채권 정리에 나선 것이다.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1년 1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지난 한달 동안에만 무려 10조2000억원이 감소했다. 전년 동월 감소액인 8조9000억원에 비해 1조3000억원이 더 준 것이다.이는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대거 정리한 데다 기업들도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을 갚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으로 기존에 중기대출로 분류하던 대기업 계열 중소기업의 대출을 대기업대출로 재분류한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가장 큰 요인은 부실채권 정리였다. 이정헌 한은 통화금융팀 과장은 "은행 중소기업대출 감소 규모 중 부실채권 정리 부분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말했다.중기대출이 급감한 반면 대기업대출은 예년과 달리 1조1000억원 늘었다. 전년 동월에는 3조7000억원이 줄었다. 대기업대출 증가는 부채비율 관리를 위한 대출 상환에도 불구하고 중기대출 재분류와 인수·합병(M&A) 관련 자금 수요 등에 따른 것이다.가계대출도 1조8000억원 늘어 전달 1조4000억원보다 증가액이 커졌다. 연말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를 앞두고 주택담보대출이 2조5000억원 늘었다. 반면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은 연말 상여금 지급 등으로 7000억원 줄었다.지난달 은행 수신은 1조9000억원 줄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이 연말 재정집행자금 유입 및 세금납부 이연 등으로 17조5000억원이나 늘었음에도 지방정부 자금유출과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기업들의 예금 인출로 정기예금이 13조5000억원 급감한 탓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와 은행채도 각각 3조3000억원, 5000억원씩 감소했다.자산운용사 수신도 머니마켓펀드(MMF)를 중심으로 무려 19조5000억원 줄었다. 연말 법인자금 및 국고자금이 빠져나간 데다 채권시장안정펀드의 만기 상환을 위한 자금 회수 등으로 MMF는 13조3000억원이나 크게 감소했다.한편 통화 총량인 광의통화(M2) 증가율은 전월 4.4%와 비슷한 4%대 중반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민간 신용과 정부 부문을 통한 통화 공급이 전년 동월과 비슷한 규모로 증가했고, 국외 부문을 통한 통화 공급은 전년 동월 감소에서 지난달 증가로 전환됐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박민규 기자 yush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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