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보다 기술 보유 의미 커연구 인력 확대 반격 준비[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가솔린 하이브리드차 독자 개발'이라는 자부심을 잃지 말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쏘나타 및 K5 하이브리드차를 둘러싼 악재에 직접 나섰다.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는 지난달 내수 판매대수가 전월대비 감소한데다 미국 컨슈머리포트에서 '추천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지난 5월 국내시장에 가솔린 하이브리드차 출시 당시 "홍보를 많이 하라"면서 힘을 실었던 정 회장은 최근 상황을 보고 받은 후 일부 고위 임원들에게 "자부심을 갖고 의연하게 대처하라"고 주문했다.그룹 고위 관계자는 18일 "(정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하이브리드차를 둘러싼 상황을 언급하지는 않고 있지만 지난 주 열린 경영전략회의 직후에는 관계 임원들을 따로 불러 격려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 회장의 발언과 관련해 "일본 토요타가 10년 이상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역사를 갖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불과 2~3년에 불과하다"면서 "이 같은 불리한 여건에도 토요타가 경계하는 수준까지 따라간 것 자체가 의미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지난달 현대차와 기아차 가솔린 하이브리드차 판매 실적이 눈에 띄게 줄었다.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594대가 팔려 9월 보다 34.8% 감소했으며 기아차 K5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같은 기간 25.8% 감소한 598대에 머물렀다. K5 하이브리드는 5월 출시 직후인 6월에 872대까지 올라가기도 했다.컨슈머리포트의 평가에 대해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대상 모델이 개발 초기 단계에 있던 것"이라면서 "기술력이 뒤처진다고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정 회장이 하이브리드차에 대해 관계자들을 독려한 것은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소신과 관련이 있다. 정 회장은 수익을 올리기 보다 기술력의 상징이라는 측면에서 하이브리드차 자체 개발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수익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체기술을 확보한 게 더욱 큰 의미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이 같은 정 회장의 격려에 힘입어 현대ㆍ기아차는 하이브리드 업그레이드 모델을 선보이는데도 속도를 내고 있다. 토요타가 내년 초 성능이 향상된 캠리 하이브리드를 내놓기로 한 게 자극이 됐다.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내년에 R&D에 집중해 연비를 높인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을 2013년 출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하이브리드차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연구인력도 과감히 투입하고 있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현재 R&D분야 신입사원을 하이브리드쪽에 우선 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현대ㆍ기아차는 하이브리드차 개발인력을 2015년까지 현재 수준의 2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최일권 기자 ig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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