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정족수 채우기 관건…'국회바로세우기모임'은 몸싸움 반대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가 '시간문제'로 좁혀졌다. 전권을 위임받은 황우여 원내대표는 18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민주당이 쇄국주의에 빠져서 개방을 거부하고 대한민국을 위축시키겠다는 것인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며 "마지막으로 의회주의에 기초해 토론과 협상을 호소한다"고 했다. 온건파인 황 원내대표도 그러나 당내 단독표결처리의 강한 기류를 무시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7시간에 걸쳐 진행된 의원총회 끝에 한나라당은 '반드시 처리하되 시기ㆍ방법은 지도부에 일임한다'는 당론을 결정했다.의총에선 강행처리 하자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발언대에 선 66명 의원 중 강경론은 56명, 협상론은 10명이었다. 구상찬 의원 등 협상파들은 "밥솥에 밥이 다 됐고 뜸 들이는 시간인데 지금 차버리면 안된다. 민주당에서도 협상파 뛰고 있다"고 했지만, 당권파, 친이명박계, 중진의원들은 "시간은 우리편이 아니다. 결단을 내려야할 때"라고 몰아부쳤다. 결국 강경파는 '시한을 정해놓고 민주당과 대화한 뒤 단독표결처리하자'고 했고, 협상파도 '당론을 따르겠다'고 한 발짝씩 물러나며 접점을 찾았다. 지도부는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이냐, 아니면 12월로 넘길 것이냐 등 처리시기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나는 이제 화살도 다 쏘고 모든 수단을 다 바쳤다. 나로서는 더 이상 할 게 없다"며 직권상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한나라당이 한미 FTA 본회의 표결처리 할 때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있느냐다 .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몸싸움을 하면 19대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대국민 선언을 한 당내 '국회바로세우기모임' 소속 22명 중 몇 명이 본회의 표결에 보이콧하느냐가 관건이다. 민주당과 협의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현재로선 한나라당의 단독표결처리는 야당과의 몸싸움과 직결된다. 국회 재적의원 295명 중 한나라당 의원은 169명이다. 한미 FTA 비준안의 본회의 통과 조건은 재적의원의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으로 최소 148명이 출석해야 한다. 이들 22명이 빠지면 의결 정족수가 미달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 같은 보수정당인 자유선진당 18명은 "여당이 강행 처리를 할 경우에도 표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친박연대 전신인 미래희망연대 8명은 우호적이나 안심하긴 모자란 숫자다. 국회바로세우기모임 소속 홍정욱 의원은 이에 대해 "야당과 전면전이 벌어지면 불출마해서라도 국익을 위해 표결하는 부류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 보이콧하는 두부류로 나뉠 것이다. 개개인의 결단"이라고 했다.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강경파인 심재철 의원은 "몸싸움 안하겠다는 약속 때문에 족쇄에 갇혀선 일이 안 된다. 약속에서 빠져 나오든지 아니면 그 자리 내놓아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가 최근 중진ㆍ재선ㆍ초선의원을 두루 만나며 단속하고 있는 것도 대오에서 이탈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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