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메이커]은퇴 준비에 대한 몇가지 시선
이상건 골드메이커 필진
최근 언론 지상을 보면, 은퇴나 노후 준비에 대한 얘기가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대중의 관심을 쫓는 언론사들이 단골 기사로 은퇴나 노후를 선택했다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이 많고 또 그만큼 중요하다는 방증일 터이다. 하지만 때때로 진실의 속살이 세상의 관심이나 그들이 부여하는 중요성에 들어맞는 것은 아니다. 과소 혹은 과대평가되는 경우가 많다. 언론 기사를 포함해 은퇴 관련 콘텐츠들도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은퇴와 노후문제를 바라보기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몇 가지 시선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올바른 시선은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는 법이니까. ◆ 돈이 많으면 노후 문제는 해결된다? = 맞는 얘기다. 돈이 많으면 노후에 발생하는 중요한 문제들을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노후 생활비와 의료비 등 경제적 문제 뿐만 아니라 자녀와의 관계도 좋다. 돈 많은 노부모를 마다할 자식은 세상에 없는 법이다. 만일 여러분이 돈을 많이 벌 능력이 있고 그럴 자신이 있다면, 일단 돈을 버는 데 주력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이 정도로 충분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게다가 평균 수명이 80세, 90세 아니 100세로 늘어난다. 증가한 수명은 곧 더 많은 생활비를 의미한다. 아마도 50대 중반에 정년퇴직하면서 100세까지 쓸 생활비를 다 마련한 사람들은 극히 소수일 것이다. 그래서 앞으로는 연금과 일이 결합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일정 정도의 생활비를 연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 금액은 일을 하면서 충당하는 것이다. 이를 ‘연금 겸업형 라이프스타일’이라고 한다. 때문에 노후 준비에 있어서는 돈에 대한 준비와 일에 대한 준비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 나이 들면 생활비가 줄어든다? = 아니다. 정년퇴직을 해도 생활비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다. 왜 그럴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의료비가 생활비의 일부로 포함되기 때문이다. 젊고 직장생활을 할 때, 의료비는 일종의 이벤트성 비용이었다. 하지만 노년이 되면, 의료비가 일상의 비용으로 자리 잡는다.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퇴직 전 생활의 80~90% 정도를 쓴다고 한다. 의료비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건강한 상태로 사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 일을 마음대로 할 수는 없는 노릇. 의료비 보장보험과 같은 보장성 보험을 통해 건강상의 리스크에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인 대응법이다. ◆ 부부가 함께 있으면 행복하다? = 천만의 말씀. 정년퇴직 후 3대 부부 싸움의 원인이 무엇일까. 경험칙을 모아보면 첫째, 점심, 둘째, 남편의 TV시청, 셋째, 외출한 아내에게 자주 전화하는 남편이다. 처음 한 달간은 그 동안 회사일로, 자녀 양육으로 바빴던 부부간의 관계가 재정립되면서 사이가 좋지만, 그 이후에는 자주 어긋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바로 앞서 얘기한 생활 속의 작은 갈등이 쌓이면서 부부 싸움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부부 상담 전문가들은 나이가 들수록 서로 같이 있는 시간과 대화를 늘리라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오히려 퇴직 전처럼 계속 자신의 일을 하는 것이 부부 관계를 윤택하게 하는 길이다. 노후에 일을 갖는다는 것은 부부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하는 일이다. ◆ 나이 들어서는 돈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 절반의 정답이다. 무전장수(無錢長壽), 즉 돈 없는 노후는 불행하다. 돈이 필요한 이유다. 이는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돈 관리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시간'이다. 왜 시간이 중요할까. 너무 많기 때문이다. 만일 26세에 취업해서 55세에 퇴직을 하고, 80세에 인생 정년을 맞이한다면, 은퇴 이전과 이후의 시기는 각각 29년과 25년으로 큰 차이가 없다. 만일 80세 이후까지도 삶을 영위해 100세까지 산다면, 엄청난 시간이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셈이 된다. 과연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인생 100세 시대에는 '시간 관리'라는 중대한 도전이 우리 앞에 놓이게 될 것이다. 시간관리 능력이 일종의 노후 준비가 되는 이유다. 이상건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상무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이상건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 상무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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