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빗물 순환도시, 현실성 있나

우면산 참사 더 이상 안 일어나게 하겠다는 '박원순 방재대책'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시민안전’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관련 예산에 세부적인 틀이 잡혀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자연재해에 대해 박 시장은 ‘예방조처 강화’라는 큰 그림을 그려놓은 상태다.

지난 여름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우면산 일대. /

‘안전’에 초점을 맞춘뒤 박 시장이 제일 먼저 찾은 곳도 서울종합방재센터다. 이곳에서 박 시장은 “우면산 산사태를 천재지변만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과거 충분히 복구되지 않은 부분으로 산사태가 발생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박 시장은 이날 최웅길 소방재난본부장과 이인근 도시안전본부장에게 “시간이 급해 마음대로 예산을 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만 가장 크게 수혜를 주겠다”며 안전 분야 예산 확충에 뜻을 내비쳤다.서울시의 수해방지 사업 변화도 예고됐다. 현재 하수도 특별회계, 재난관리기금 등으로 구성된 수해방지 예산이 세분화될 것이라는게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3436억원이던 올해 예산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강르네상스 등 각종 개발사업이 크게 축소된데다 현재 박 시장의 안전 정책 분야는 4대강 사업 반대를 주도해온 박창근 관동대 교수가 책임지고 있는 이유에서다. 현재 박 시장은 지난 여름 폭우로 수많은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한데 따른 조치로 ‘빗물 순환도시’를 계획했다. 이로써 하수관거 건설을 위해 총 5조원을 들여 토건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정책은 백지화가 됐다. 박 시장은 선거기간 동안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하수관거(대규모 하수관) 증설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도시의 자연 배수 기능을 살려 서울을 ‘빗물 순환도시’로 만들겠다는 의도다.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도시개발 시작 단계부터 재난·재해 안전을 확보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춰진다. 우선 침수가 상습적으로 일어나는 재해 지역의 하수관거 처리능력을 확대한다. 또한 산사태 예·경보시스템과 같은 지역별, 장소별 맞춤형 재난·재해 대응 시스템 구축도 예고했다. 하지만 10년간 5조원을 투자해 하수관거 용량을 늘리고 빗물저류조 등을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기존 구상에 못 미친다는 평가도 있다. 신종·복합 재난의 위험성이 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다는 분석이다.소방방재청 관계자는 “무조건 수해방지 시설을 늘린다고 피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시설확충이 필요한 부분도 있을 수밖에 없다”며 “성격상 재해예방 사업 기간이 긴 점을 감안해 단기적인 예방사업과 장기적인 예방계획 등이 같이 추진돼야한다”고 언급했다.배경환 기자 khba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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