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F1] '절반의 성공' F1...남은 숙제는?(종합)

경기 내용이나 준비 과정은 성공...기업 참여, 정부 지원은 숙제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전에서 24대 머신들이 속도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다.

[영암=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지상 최대 스피드 축제 '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사흘 열전을 끝으로 16일 전남 영암에서 폐막했다. 올 시즌 16번째 대회이자 지난 해에 이어 두번째 열린 이번 대회에서 '월드 챔피언' 세바스찬 베텔(독일·레드불)이 우승컵을 번쩍 들어올렸다.이날 경기는 지난 해 빗길 결승전처럼 변수는 많지 않았지만 레이서들이 제 실력을 맘껏 뽐내면서 한층 흥미로웠다. 특히 대회 준비 부족 등으로 잡음에 시달렸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국내 레이싱 스포츠 성장의 가능성도 보여줬다.◇ 티켓 판매 증가...관광객도 늘어우선 티켓 판매가 전체 20만장 중 80% 이상 판매되면서 국민적 호응을 이끌어냈다. 관람객은 첫날 연습 주행 1만2000여명, 둘째날 예선전 6만5000여명, 그리고 결승에 8만3000여명 등 사흘간 16만236명이 경주장을 찾았다. 규모면에서는 지난 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난 대회 때 논란을 빚었던 공짜 티켓이 거의 사라져 내실을 다졌다. 특히 KPOP 공연과 연계한 것은 흥행에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지난 해 대회에서 지적받았던 교통과 숙박 시설도 많이 개선됐다.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F1 경기장으로 연결되는 도로를 임시 개통해 교통량을 분산한데 이어 셔틀 버스 639대 투입해 일반 관람객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숙박 시설도 대폭 늘려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조직위는 일 최대 숙박인원을 6만9000여명으로 예상하고 숙박시설 소요량을 120% 수준으로 확보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경기장 주변 지역 숙박시설을 F1 호텔로 지정해 청결과 서비스질을 관리한 덕분에 외국 관광객들이 매우 만족스러워한다"고 말했다.

2011 코리아 그랑프리 결승전에서 경합 중인 머신들.

◇기업 참여 부족...재계약 추진도 난항외형적인 성공과 달리 여전히 많은 과제를 남겼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호응이 저조했다. LG전자가 글로벌 파트너로 참여하는 가운데 SK와 포스코가 경기장 트랙 광고판에 광고를 할 수 있는 메인스폰서로 새로 참여했다. 작년엔 판매조차 하지 못했던 메인그랜드 상단 내 '코퍼레이트 스위트(CS)'도 일찌감치 팔려나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월드컵과 올림픽에 비하면 기업들의 마케팅 열기는 미지근했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르노삼성, 한국지엠 등 완성차 업체들의 참여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완성차 업계는 "F1이 낯선 경기여서 마케팅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FI 주관사와 재협상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F1조직위가 올해 F1 주관사인 FOM에 지불할 금액은 개최권료 450억원, 중계권료 150억원 등 총 600억원이다. 반면 티켓 판매, 기업 광고 등 수익은 그보다 훨씬 낮다. 조직위측은 "예상 수익에 비해 기본 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며 재협상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정부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도 시급한 일이다. 조직위가 정부에 요청한 올 예산 300억원은 제대로 집행되지 않았다. 내년 정부 예산에서도 이 금액은 빠져 있다. 조직위측은 "올해 열린 스포츠 이벤트에 정부가 과감한 지원을 했던 것에 비하면 지나치게 인색하다"며 "F1의 성공이 국격 강화로 이어지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고 토로했다.영암=이정일 기자 jayle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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