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지나친 교육열도 이혼 사유'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만족할 만한 성적을 받아오는 딸을 편애하면서 아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받아오거나 정해진 문제집 분량을 제때 풀지 못하면 "이제 다 종 쳤다. 너는 살 필요가 없어"라는 폭언을 일삼고 심지어 잠을 재우지 않고 때린 엄마에게 가정 파탄의 책임을 묻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8일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 3부(박종택 부장판사)는 A(49)씨가 아내 B(47)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에서 "양측은 이혼하고, B씨는 A씨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B씨가 자녀를 교육한다는 명목 아래 인격적 모독과 구타를 하면서 자녀교육과 다른 가치관을 지닌 남편 A씨를 일방적으로 매도한 점, 훈육방식을 나무란다는 이유로 아들에게도 어머니로서의 기본적 의무를 다하지 않고, 한 집에 거주하면서도 수 년간 대화없이 생활하는 기형적 부부관계를 유발하고 유지한 점 등 가정 파탄의 근본적이고 주된 책임이 B씨에게 있다"고 봤다.이들 부부는 지난 1992년 결혼해 이듬해 딸, 2년 뒤 다시 아들을 낳았다. 자녀를 기르면서 교육에 지나치게 집착한 B씨는 딸에 비해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친 아들에게 폭언과 구타를 서슴지 않아 결국 아들은 올해 1월 병원으로부터 '적응장애 및 아동학대 피해자' 진단을 받았다.앞서 아들을 걱정한 A씨가 2008년 여름방학을 빌어 친척집에 아들을 머물게 하자, B씨는 이후 아들과 남편에게 빨래는 물론 식사조차 차려주지 않아 이후 이들 부부는 3년간 방을 따로 쓰며 대화조차 하지 않다가 파경을 맞게 됐다. 한편, 재판부는 양육태도와 자녀 본인의 의사 등을 고려해 아들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는 A씨를, 딸의 경우에는 B씨를 지정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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