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애플과 특허전쟁중이지만 이통사와 갈등 '마이너스' 더 많아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애플과 치열한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아이폰5 출시와 함께 판매금지 조치에 나설 계획이지만 국내에서 아이폰5에 대한 판매금지 조치는 없을 전망이다. 28일 삼성전자와 통신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애플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 유럽 일부 국가에서 아이폰5의 판매금지 조치에 나설 계획이지만 우리나라는 대상국가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통신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아이폰5의 국내 판매금지 조치는 없을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얻을 것 보다 잃을 것이 많고 통신사 입장서도 소비자 선택권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아이폰5 출시와 함께 소송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공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미 네덜란드에서는 갤럭시S 시리즈, 독일에선 갤럭시탭10.1의 판매금지 조치가 결정됐다. 삼성전자가 아이폰5 판매금지 조치에 나설 경우 소송도 전면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국내에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이폰5 판매금지 조치에 나설 경우 이미지 실추 문제가 더 크기 때문이다. 국내 휴대폰 및 스마트폰 시장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아이폰 사용자들의 반감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이폰5의 판매금지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에서도 판매금지를 요청할지 여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면서 "기업 이미지 면에서 얻을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애플 역시 국내에서 시장 점유율 50%가 넘는 삼성전자를 상대로 갤럭시S2의 판매금지 조치에 나설 경우 얻을 것 보다 잃을 것이 많다. 아이폰5를 동시 출시할 예정인 KT와 SK텔레콤측도 삼성전자가 아이폰5의 판매금지 조치에 나설 경우 소비자 선택권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애플마저 갤럭시S2 등의 판매금지 조치에 나설 경우 이통사는 물론 소비자에게 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우리 가입자 중에는 아이폰5를 원하는 소비자도 있고 갤럭시S2를 원하는 가입자도 있다"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서로 판매금지 조치에 나설 경우 애꿎은 소비자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3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아이폰5와 갤럭시S2 모두 이통사에게 중요하다. 둘다 놓칠 수 없는 카드인 것이다. 이런 상황은 미국서도 마찬가지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에 대한 판매금지 조치에 나서자 미국 1위 이통사인 버라이즌이 소비자 선택권을 저해한다며 애플을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버라이즌은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에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미국내 판매를 금지해 달라는 애플의 가처분 신청은 공공의 이익에 반한다"면서 "애플의 요청은 버라이즌의 4세대(4G) 네트워크인 LTE의 개발과 이용을 막고, 관련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버라이즌의 이 같은 상황은 국내와 흡사하다. 10월 SK텔레콤은 애플의 아이폰5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2 LTE를 선보인다. KT는 아이폰5를 먼저 선보인 뒤 LTE 서비스 상용화와 함께 갤럭시S2 HD LTE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때문에 두 회사의 특허소송으로 인한 판매금지 조치가 시행될 경우 매출에도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어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명진규 기자 ae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산업2부 명진규 기자 aeo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