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일러스트 이영우기자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58) 러시아 총리가 차기 대선 후보 출마를 공식 발표하면서 러시아 경제 점검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26일 푸틴 총리가 최근 세계 경제침체의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러시아 공공재정과 석유 등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던 경제 구조를 점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는 24일(현지시간)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전당대회에서 푸틴이 내년 대선 후보에 출마하고 메드베데프가 통합러시아당과 내각을 이끌 것이란 결정을 전격 발표했다.푸틴이 내년 대통령에 당선되면 24년 간 대통령직에 재임하는 장기 집권의 길이 열리게 된다.푸틴은 지난 2000~2008년 재선을 통해 8년 간 대통령을 지냈다. 헌법의 3선 연임 금기 규정에 묶여 측근인 메드베테프에서 4년간 대통령직을 내줬으나 내년 다시 대통령직에 오르면 이를 되찾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대통령 임기가 6년으로 늘어나면서 푸틴이 내년 당선하면 2024년까지 12년 동안 장기 집권이 가능하게 된다. 메드베데프가 2008년 헌법을 고쳐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이는 옛 소련의 레오니트 브레즈네프의 18년 장기집권을 넘어서는 것이다.장기집권을 눈 앞에 둔 푸틴은 러시아 경제가 지나치게 석유 등 천연자원의 수출에 의존하는 것을 줄이고 기술 혁신 기반을 마련으로의 이행을 추진할 방침이다. 최근의 유럽 부채위기는 러시아 경제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2009년 7.8%를 기록했던 경제 성장률이 올해는 4%대로 전망되고 있다. 푸틴은 24일 대선후보 추대를 수락하는 자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6~7% 수준으로 달성 ▲부자 증세 ▲연금 및 월급 인상 ▲군사력 강화 등을 약속했다.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1일 "러시아는 원유 및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인데 석유 가격의 급락이 심해 경제가 불안정하므로 연금 및 정부 예산을 삭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러시아의 고등경제학원 예프게니 야신 교수이자 전 경제장관은 "경제 변화는 정치적인 위험과 다수가 반대하는 결정을 수반하게 마련"이라면서 "러시아에는 아직도 소비에트 지역의 유산인 많은 기관들이 남아있는데 이를 개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스크바에서는 25일 푸틴 총리의 대통령 복귀를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 시위에 참가한 약 350명의 시위대는 푸틴의 정권 퇴진과 정상적인 선거제도의 도입을 촉구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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