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도쿄=이가온
편집. 이지혜
일본 현지 언론의 관심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팬들 중 상당수는 2NE1의 무대의상 코스프레를 했다.
공연 셋리스트는 한국 콘서트와 거의 흡사했지만, 후반부에서는 일본 팬들을 위해 ‘Lonely’, ‘내가 제일 잘 나가’, ‘Ugly’ 등을 일본어 버전으로 불렀다. 노래 중간 중간 들어가는 멘트들도 모두 일본어로 진행됐다. 무대에 오르기 직전 CL은 “일본어 멘트를 더 잘해야 될 것 같다. 같이 호흡하면서 대화하는 게 어렵다보니 분위기가 썰렁해질 때가 종종 있었다”고 걱정했지만, 정작 팬들은 외운 일본어를 기억해내지 못해 잠시 멈칫했던 박봄의 모습이 귀엽다는 듯 웃어보였다. 이 날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맨 앞줄에서 수줍게 야광봉을 흔드는 중년 여성들을 비롯해 대부분 여성들이었다. 그들은 특히 박봄과 공민지의 과감한 웨이브에 열광했고, ‘내가 제일 잘 나가’를 비롯해 ‘Ugly’와 ‘I Don't Care’처럼 간단한 안무와 함께 후렴구를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가 흘러나오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CL이 “내가 제일 잘 나가”라고 선창하면 팬들은 더 큰 목소리로 “내가 제일 잘 나가”라고 따라 외쳤고, ‘Ugly’의 후렴구 안무에 맞춰 한 쪽 팔을 힘차게 흔들기도 했다. “어제(19일) 3층에 계신 어떤 관객들은 2시간 내내 맨발로 안무를 따라 추셨다. 우리가 옷 갈아입으러 들어가면 그 때 잠깐 숨 돌리시고, 다시 우리가 무대에 나오면 또 춤을 추시는 모습이 신기했다”는 산다라 박의 목격담처럼, 2시간 내내 일본 팬들은 자리에 앉지 않고 적극적으로 공연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YG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현재 일본에는 2NE1과 비슷한 색깔의 걸그룹이 없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일본어 버전 노래를 부르기 전, 무대 스크린에 GD&TOP 사진이 올라오자 팬들의 함성소리는 더욱 커졌다. “빅뱅을 통해 YG 뮤지션들의 음악을 좋아하게 됐고 2NE1까지 접하게 됐다”는 아루가 이츠미 씨(29세)처럼 2NE1 음악을 듣게 된 팬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세그웨이를 타고 미끄러지듯 멋있게 등장한 게스트 GD&TOP의 무대는 2NE1이 좀 더 편하고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지난 7월 YG 엔터테인먼트와 AVEX가 설립한 레이블 의 첫 번째 결과물인 2NE1의 일본 데뷔 미니앨범이 발매되기 하루 전, 일본에서의 두 번째 콘서트는 “우리 노래를 들려드리기 위해 일본에 온 만큼 어떤 틀에 끼워 맞추기보다는 우리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드리겠다”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선 공연이었다.사진제공. YG 엔터테인먼트 10 아시아 글. 도쿄=이가온 thirteen@10 아시아 편집. 이지혜 sev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