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줄기세포치료제 키운다

식약청, 허가 쉽게 하고 연구인력 보강.. 李대통령, 서울대 방문해 육성 방침 밝혀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혜정 기자]이명박 대통령이 줄기세포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단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관련 업계는 기대감에 술렁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을 방문해 줄기세포 R&D 활성화 및 산업경쟁력 확보방안 등을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줄기세포 업체들은 정부의 연구비 투자 확대 및 희귀ㆍ난치성 질환치료를 위한 임상ㆍ허가절차 개선 등을 제안했다. 줄기세포를 활용해 심근경색을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 중인 김효수 서울대 교수는 "5년내 실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으며, 국내의 연구 잠재력이 우수하다"는 발표를 했다.이명박 대통령은 줄기세포와 관련, "생명과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이를 중시하면서도, 너무 보수적으로 하면 남들보다 앞서갈 수 없다. 식약청도 그러한 마인드로 기본적으로 신산업의 변화에 맞도록 조직을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줄기세포 분야는 새로운 분야이고 무궁하게 발전해 나갈 분야"라며 "새로운 분야는 처음에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줄기세포 업계의 관심은 정부의 차후 대책에 쏠린다. 크게 연구비 지원과 제도 개선 두 방향의 정책이 가능하다. 줄기세포치료제 상업화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단연 허가절차 간소화다.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사 관계자는 "새롭게 나온 의료분야인 만큼 관련 규정이 미비한 상황이다"며 "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업계 쪽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는 "희귀난치질환은 간단한 임상시험만 거치면 허가를 내주는 식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핵심 중 하나는 줄기세포치료제를 '무엇으로' 분류하는가다. 일부 국가에선 줄기세포치료제와 같은 세포치료제는 의약품이 아닌 의사의 '의료행위'로 보는 경우가 있다. 의료행위는 보건당국의 허가 대상이 아니며 의사 책임하에 시술이 이루어진다.우리나라는 세포치료제를 의약품의 한 종류로 본다. 때문에 안전성ㆍ유효성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게 임상시험이다. 세포치료제를 환자에게 판매하려면 총 3단계 임상시험을 거친 후 식약청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은 최소한 5년 정도 걸리며, 업체 입장에선 임상시험 비용에 대한 부담도 크다. 별다른 소득원 없이 10여년간 연구만을 해오고 있는 대다수 바이오벤처들에겐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업체들은 줄기세포치료제를 아예 '의료행위'로 봐주거나, 허가 제출 서류 중 일부를 면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6일 간담회에 맞춰 줄기세포 치료제 허가기준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희귀질환 치료제의 경우 임상시험 단계 중 일부를 생략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식약청 관계자는 "허가기간을 단축하고 인력을 보강하는 수준의 논의만 있을 뿐, 구체적인 제도 개선까지 추진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줄기세포치료제 허가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됐으나 현재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쉽게 허가를 내줬다 차후에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 때문이다.
◆세포치료제의 종류*줄기 세포치료제 -배아(embryonic)줄기세포 : 수정 후 14일간 배아 상태일 때 뽑아낸 원시세포로, 수정란(배아)에서 유래되며 모든 종류의 세포로 분화 가능하므로 인체 모든 조직으로 성장시킬 수 있음. -성체(adult) 줄기세포 : 발생과정이 끝난 성인 몸의 각 부위(골수, 지방 등)에서 얻어지는 줄기세포 또는 태반에서 얻어진 줄기세포, 특정 부위의 치료에만 사용할 수 있음. -역분화 유도(Induced Pluripotent Stem Cell; iPS) 줄기세포 : 특정세포의 유전자를 조작해 세포분화를 거꾸로 돌려(역분화) 미분화 상태로 만든 줄기세포*조직 세포치료제 : 피부, 연골, 심장, 뼈, 신경, 근육세포 등 인체의 조직재생 등의 치료를 목적으로 제조하는 의약품*면역 세포치료제 : 수지상세포, 자연살해세포, 림프구 등 인체의 면역세포를 이용하여 암 등 질병치료를 목적으로 제조하는 의약품신범수 기자 answer@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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