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미기자
1928년도 효성유치원 제2회 졸업생 단체 사진
1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일제강점기 시대 유치원은 살펴보면 세 가지 부류 가운데 한가지였다. 친일파 계열의 유치원과 민족 독립을 위한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유치원으로 갈렸고, 기독교 선교의 목적으로 선교사들에 의해 설립된 유치원들도 있었다.1913년 최초로 경성유치원이 문을 연 이래, 구국운동의 일환으로 1914년 이화유치원, 1916년 중앙유치원 등이 잇따라 설립돼 창가와 그림, 담화, 수기 같은 것을 가르쳤다. 이화유치원은 현재까지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유치원으로 미국인 선교사에 의해 설립됐고, 1915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교사 양성기관인 이화유치원 사범과도 생겼다. 1930년대에는 22개 유치원에 1만6207명의 아이들이 다녔지만, 당시 대부분의 유치원은 일본이 한국인의 일본인화 교육 정책의 일환으로 세운 관립 유치원이었다.1966년 효성유치원 수업 장면
해방 직후 사회혼란과 한국전쟁을 겪으며 민간 주도로 유치원 설립이 증가하기 시작한 1946~1960년대는 '유치원의 발아기'라고 볼 수 있다. 산업화 시대(1961~1980)에는 아이들의 바람직한 인격형성을 강조하는 교육과정이 마련됐다. 이 시기부터 초등학교의 교실을 활용해 병설유치원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공립 초등학교의 병설 유치원 설립은 유치원 교육의 공교육화 방안으로 유치원 교육 보편화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1976년도에는 서울 4곳, 부산 1곳에 공립유치원이 설립됐다.1974년 효성유치원 운동회 장면
1980년대 이후 유치원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대중화됐다. 1982년 '유아교육진흥법'이 제정ㆍ공포됨으로써 유아 교육기관을 유치원과 어린이집으로 이원화하고, 정부의 행정 지원 및 재정지원을 체계화했다.1990년 성모유치원 시장놀이 장면
1990년대에는 급증하는 맞벌이 부부의 보육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종일제 유치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2000년 이후부터는 각 유치원에서 교육과 보육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종일반을 운영해 학부모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2011년 명일유치원의 요리활동 장면
2000년대 이후에는 조기교육 열풍으로 과도한 학습경쟁이 벌어지면서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으나, 점차 체험과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배우는 전인교육, 창의력과 사고력을 발달시키기 위한 다양한 교육법이 유치원 교육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2011년에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모든 만5세 어린이를 위한 '5세 누리과정'이 도입, 발표되면서 유아교육의 '의무교육'시대를 열었다. 이상미 기자 ysm125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