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후..'코스닥'이 더 잘나가네

[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미국의 신용등급하락으로 급락한 증시에서 코스닥 시장의 회복세가 돋보였다. 코스피 대형주들이 외국인의 거센 매도에 힘을 못 쓰는 사이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기관 매수세가 살아났기 때문. 그러나 전문가들은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일 뿐 장기추세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이다.지난 12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91포인트(1.05%) 오른 474.15에 마감했다. 같은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1847.12까지 오른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막판에 무너지며 1.33% 내린 1793.31로 마감했다. 글로벌증시 급락이 일차적으로 마무리됐던 지난 9일 코스피 종가가 1801.35인 것을 고려하면 3일째 제자리걸음을 한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9.5% 가량 상승했다.각 시장의 시총상위주를 비교해도 코스닥이 강한 모습이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와 포스코는 12일까지 9거래일 연속 하락해 체면을 구긴 사이, 코스닥 시총 1위 셀트리온은 최근 사흘째 상승했다. 서울반도체와 CJ오쇼핑 CJ E&M도 위기에는 강한 모습을 보였다.코스피에 비해 코스닥시장의 회복력이 빠른 이유는 글로벌 경기에 비교적 영향이 덜한 업종이 포진돼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항기 동부증권 스몰캡팀장은 "코스닥에는 제약이나 바이오·콘텐츠·인터넷 등 매크로이슈에서 한발 물러난 종목들이 상장돼있다"며 "코스피 주력 업종인 전자·화학·정유·자동차 등은 회사가 아무리 건실해도 글로벌 업황이 부진하면 역부족이다.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현 시점에서는 코스닥 시총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현재 코스닥 강세를 단순히 테마주 투기거래로 보기에는 어렵다. 경기하강 압력이 거세짐에 따라 대형주 기피현상이 확대되고 있다"며 "수급이 양호한 중·소형 종목에 대한 압축매매가 유효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연일 계속되고 있는 외국인의 순매도도 코스피 시장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지난 2일 이후 외국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 9일 연속 매도우위를 보였다. 장 초반 지수가 반등해도 외국계의 차익물량 때문에 상승폭을 반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계의 순매도가 이어졌지만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했고 기관들의 매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규선 대우증권 스몰캡팀장은 "8월 들어 국내증시 급락의 주된 원인이 외국인 매도인데 코스피 시장은 아직까지도 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스닥시장은 외국인들이 주요 수급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다만 "코스닥지수가 3일 연속 반등했지만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회복일 수 있다"며 "연휴 후에도 이러한 추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아직 확단하기 이르다"고 판단했다.천우진 기자 endorphin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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