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 '대목'을 맞은 인천국제공항. 지난 22일 오전 8시 찾은 인천공항은 예상과 달리 '불황의 무풍지대'를 연상케 했다. 정부와 기업이 내수 진작을 위해 국내에서 여름 휴가를 즐기도록 권장한다지만 이날 대한항공 카운터 앞에는 가벼운 차림의 가족단위 해외여행객과 유럽 배낭여행족 등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뤘다. 지그재그로 길게 늘어선 줄은 끝이 보이지 않아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다.여름 휴가를 해외에서 보내려는 인파가 한꺼번에 몰린 덕분에 올 상반기에 이어 인천공항의 출ㆍ입국자 수는 개항 이래 신기록을 갱신 중이다.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오는 30일 하루 이용객으로는 가장 많은 11만8000여명이 공항을 이용할 것으로 추산됐다.김미경 대한항공 인천여객서비스지점 탑승수속팀 매니저는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유학생이 많은 미주 지역과 출장 상용 수요와 배낭여행객 중심의 유럽 노선, 가족단위의 동남아 국가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며 "임직원들은 휴가를 반납한 채 비상근무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대한항공은 하계 성수기를 대비해 미주와 구주, 대양주, 동남아, 일본, 중국 등 전 노선에 여객기를 추가로 투입했다. 근래 국제선 평균 예약률은 93%로 일본 노선이 여전히 약세임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인천국제공항 내 대한항공 카운터 앞에서 여행객들이 수속 대기 중인 모습.
동남아로 출국을 앞둔 30대 직장인 장인혁(이하 가명) 씨는 "처음에는 휴가철을 맞아 동료들과 제주도 여행을 계획했었는데 비행기 티켓을 구하지 못해 동남아로 장소를 변경했다"며 "오히려 비용을 포함한 여러 측면에서 가까운 해외 여행이 나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올 여름 지독한 장마에 이은 폭염으로 인해 선선한 장소를 일부러 선택했다는 사람도 있었다. 탑승 수속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인천공항에 마련된 무인 발권기 '키오스크' 앞에서 만난 4인 가족은 "이번 휴가는 식구들과 함께 뉴질랜드에서 보내기로 했다"며 "이상기후를 보이는 국내 날씨 영향이 컸다"고 전했다.초등학교 여름 방학을 맞아 해외 단기 연수를 떠나보내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김 매니저는 "지난주 초등학교 방학과 함께 하루 80명의 12세 미만 어린이가 대한항공 비행기를 타고 혼자 출국을 했다"며 "항공권 예약부터 목적지 공항 인솔자를 만나기까지 '플라잉 맘' 서비스를 제공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국내 항공업 수요는 하반기 보다 개선될 여지가 많다는 게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진정세를 보이고 하반기 환율도 1060원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하반기 해외 여행객은 물론 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화물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혜원 기자 kimhy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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