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감사원이 조직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사무총장을 비롯한 주요직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적 물갈이를 통해 저축은행 감사 지연 의혹과 은진수 전 감사위원의 구속 등 잇단 악재에서 벗어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건 감사원장은 21일 은진수 전 감사위원 후임으로 김병철 제1사무차장, 정창영 사무총장 후임으로 홍정기 제2차무차장을 내정하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날 오전 아시아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사무총장과 감사위원을 시작으로 앞으로 중폭 이상의 인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인사는 순차적으로 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원장은 공정한 인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원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인사에서 능력과 실적 외에 다른 요소는 고려하지 않겠다"고 강조해왔다. 양 원장이 이처럼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단행하는 배경에는 그동안 감사원이 저축은행 사태 등 각종 구설수에 휩싸인 상황에서 감사원 고유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훼손된 만큼 감사원 조직을 바꾸지 않고서는 다른 부처의 공직기강을 다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다른 부처 공무원들이 "점령군처럼 행동한다"며 볼멘 소리를 내놓는 상황에서 "남 눈의 티끌은 보면서 제 눈의 들보는 안본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양 원장의 리더십 확립이나 조직 장악 면에서도 인적 쇄신은 효과적인 수단이다. 양 원장이 취임한 지난 3월은 올해 초 불거진 저축은행 사태가 감사원으로 불똥이 번지던 시점이다. 지난해 이뤄진 저축은행 감사 결과를 서울 G20정상회의 개최 때문에 고의로 공개를 늦췄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양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사면초가에 몰렸다. 특히 이 대통령의 측근인 은 전 감사위원이 저축은행 구명 로비 의혹으로 구속되자 감사원에 대한 불신 여론은 정점을 찍었다. 당시 양 원장은 국회에서 "석고대죄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조직 쇄신책 마련을 다짐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감사원은 전관예우 논란과 구제역 감사에 나선 직원들의 노래방 사건 등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지난해 9월 김황식 전 원장이 국무총리로 발탁된 이후 8개월간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에서 벌어진 사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때문에 양 원장의 이번 인적 쇄신이 '양건호(號)' 감사원의 성패 여부가 결정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지연진 기자 gy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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