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15일 '신임집행부 선출한 임시총회는 하자' 결정
한명현 전 수석부회장(왼쪽)과 구옥희 신임회장.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법원의 '철퇴'를 맞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최성준 수석부장판사)는 15일 김미회 전 KLPGA 전무이사가 지난 4월 선임된 구옥희 신임회장 선출의 무효를 요구한 이사 직무 집행정지 등 가처분신청사건에서 "총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의 본안 판결 확정 때까지 구 회장 등 임원 5명의 직무집행을 정지한다"고 판결했다.재판부는 "새 회장단을 선출한 당시 임시 총회는 권한이 없는 대의원들에 의해 소집됐다"면서 "과정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 만큼 결의를 무효로 봐야 할 여지가 있어 피신청인들의 직무집행을 정지시킨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협회의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이 기간 동안 회장 직무대행자로 제3자인 김대식 변호사를 선임한다"고 덧붙였다.KLPGA는 이로써 선종구 전 회장이 지난 3월22일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T)의 대표이사 연임을 놓고 이사회와 마찰을 빚다가 중도 하차한 뒤 세 차례나 회장을 선출하고도 모두 무효 처리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게 됐다. 두 번은 정족수 미달, 이번에는 정관을 무시하고 임시총회를 소집하는 등 '절차상의 하자'였다. KLPGA는 선 회장 퇴임 이후 이틀만인 24일 한명현 부회장 수석부회장 직무대행체제, 25일 구 신임 회장 선출 등을 강행했지만 차례로 취소되자 4월7일 다시 임시총회를 열고 구 신임회장과 강춘자 수석부회장 등 신임집행부를 새로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선 전 회장의 잔여임기 1년은 4년으로 늘어났다. 대의원들의 임시총회 소집 요청을 무시했다는 이유로 김 전무와 사외이사 6명에 대한 해임안도 통과시켰다. 김 전무는 그러자 29일 "대의원들이 소집요구서를 협회 사무국에 보내지 않는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총회는 물론 회장 선출이나 이사 해임안도 무효"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KLPGA는 이에 따라 새로운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미 투어 선수들이 주축이 된 선수협의회 발족을 위한 준비위원회가 구성됐고, 사무국 직원들이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에 가입하는 등 내분이 확대된 상황이다. 골프계에서 "협회 내부의 밥그릇 싸움으로 투어 전체가 위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무엇보다 중계권 문제가 당장 '발등의 불'이 됐다. KLPGA는 이날 SBS골프와 J골프를 오는 2013년까지 KLPGA 공동주관방송사로 선정했다. 지난 1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IB스포츠를 방송중계권대행사로 선정한 뒤 중계료 문제로 오히려 방송사와 마찰이 심해지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고육지책'이었다. 하지만 이 결정도 법원 판결로 무효가 됐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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