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CEO들은 재판중

ELW 공방에 경영 소홀.. 직위 걸려있어 '올인'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주식워런트증권(ELW) 부정거래 여부를 놓고 지난 11일부터 검찰과 증권사 전·현직 대표(CEO) 간 법적공방이 본격 개시됐다. 국내 내로라하는 증권사 CEO들이 경영현안보다는 형사재판에 치중함에 따라 적지 않은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노정남 대신증권 사장은 14일 공판 준비에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지난 11일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과 남삼현 이트레이드증권 사장에 이어 이날 노 사장도 이 날 법원에 출두가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의 한 관계자는 “공판준비기일이라 일정 등을 협의하기 위해 직접 출두하지는 않았다”며 “출두가 예정된 실제공판은 다음 달이나 오는 9월 정도가 될 것 같은데 부산저축은행 인수 등 중요 현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우려 된다”고 토로했다.이번에 기소당한 증권사 CEO들은 벌금형만 선고받아도 현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전사적으로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형편인 것. 현대증권 최 사장은 지난 11일 1차 공판 이후 ‘두문불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동대표 시행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아직도 이승국 신임 대표와 업무 인수인계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못했다”며 “긴급 현안을 제외한 업무보고 등은 일단 보류한 채 공판을 준비하는 데 적지않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밝혔다.같은 혐의로 1차 공판에 참석한 이트레이드증권 남 사장도 다음 달 16일 2차 공판에 대비해 변호사와 긴밀히 협의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업무나 일정에 크게 지장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검찰의 공소 사실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남 사장도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은 공판을 대비하기 위해 여름 휴가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공판일정은 아직 확정이 안됐지만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해외출장이 잦은 증권사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해외고객과의 신뢰가 이러다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해외출장 때 고객들이 다짜고짜 ‘한국증권사 대표가 무슨 큰 잘못을 했기에 무더기로 검찰의 고소를 당했냐’고 질문할 때 문제가 심각함을 느낀다”는 것이다.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의 CEO는 “1년에 1조~2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증권사가 뭐가 아쉬워서 불법을 알고도 수천만~수억원에 불과한 스캘퍼들의 이익을 도와주려 했겠느냐”며 “CEO가 무조건 책임지라는 것은 마녀사냥과 같다”고 말했다.이규성 기자 bobos@<ⓒ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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