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노윤호에서 이아현까지, ‘키스 앤 크라이’ 커플 점검

<div class="blockquote">SBS <일요일이 좋다> ‘키스 앤 크라이’(이하 ‘키앤크’)에서 각 커플들의 순위만큼 흥미로운 것은 그들이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방식이다. 모두가 품은 큰 목적은 우승이지만, 그 이유와 목적에 닿는 방식은 각자 다르기에 필연적으로 갈등이 발생한다.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꿈인 딸에게 좋은 모습을 빨리 보여주고 싶어 안무부터 짜기를 원하는 이아현과, 기초가 없으면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그의 파트너 김현철이 부딪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들은 그 상황을 극복하고 더 나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이렇게 다듬어진 호흡은 대회 결과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2차 대회가 끝나고 10팀 중 2팀이 탈락한 현재, 남은 8팀을 애정도, 승부욕, 성장세의 세 항목(각 10점 만점)으로 심사해보았다.
소녀, 소년을 만나다유노윤호-클라우디아 뮬러 애정도 승부욕 성장세 개별경연에서 마이클 잭슨 퍼포먼스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월등했던 유노윤호지만, 연이은 해외활동으로 연습을 거의 하지 못해 결국 1차 대회 8위라는 낮은 순위에 그치고 말았다. 유노윤호와 커플이 돼 기쁜 듯 수줍어하던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상비군 클라우디아 뮬러, 열다섯 소녀 ‘클라’의 표정도 점점 지친 듯 보였다. “한국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싶고, 김연아 선수처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되고 싶다”고 밝힐 만큼 욕심 많은 클라가 얼마나 실망했을까. 하지만 2차 대회를 앞두고, 프랑스 파리 공연으로 또다시 연습시간이 부족해진 유노윤호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비보잉 퍼포먼스를 통해 승부수를 띄웠다. 비록 종합순위는 7위였지만, 피멍이 들 정도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으로 클라에게 믿음을 주는 데는 성공했으니 이젠 클라가 좋아하는 탕수육을 사주겠다는 약속만 지키면 될 것 같다. <hr/>
아낌없이 주는 파트너김병만-이수경애정도 승부욕 성장세 자동차전문부품기업의 CEO이자 피겨스케이팅 심판, 너무나 바쁜 이수경은 첫 연습부터 무려 9시간을 늦었고 김병만은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미안해도 힘들어도 항상 생글생글 웃는 이수경의 모습에 김병만은 결국 마음을 열었고 두 사람은 빙판 위에서 애드리브까지 척척 맞을 정도로 마음이 잘 통하는 커플이 됐다. 특히 ‘달인’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열심히 연습하던 김병만의 발목 인대가 늘어나자 이수경은 얼음찜질을 해주고 기댈 수 있는 어깨를 빌려주며 든든한 파트너임을 증명했다. 김병만 역시 자신의 어설픈 리프트 동작 때문에 혹 이수경이 다칠까 걱정하며 모래를 가득 채운 큰 가방을 들고 미리 연습을 하기도 했으니, 이들이 종합순위 1위를 기록한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hr/>
이기기보다 먼저 이해하기손담비-차오름애정도 승부욕 성장세 피겨에 대한 강한 승부욕은 손담비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물론 손담비와 차오름에게는 ‘키앤크’의 승부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우선, 손담비는 첫 인터뷰에서도 밝혔듯 “그냥 아무 노력 없이 된 가수”라는 편견을 깨고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2009년까지 피겨스케이팅 선수였고 지금도 코치로 활동하지만 “선수 시절 열심히 하지 못한 것 같아서” 못 다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한 차오름 역시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 그래서 연습에만 집중하다보니 그동안 두 사람 사이에서는 별다른 갈등도, 큰 애정도 느낄 수 없었다. 그러나 2차 대회 준비 중 비욘세의 ‘싱글 레이디’ 안무를 배우면서, 이들은 비로소 춤과 피겨라는 낯선 분야에 어려움을 느꼈을 상대방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승부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즐기면서” 하겠다고 다짐하면서 파트너의 마음까지 보게 된 것일까.<hr/>
꼭 잡은 두 손 놓지 않아요이규혁-최선영애정도 승부욕 성장세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이규혁과 “스케이트를 탈 때 항상 2위를 해서, 그 이미지를 1인자로 바꿀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는 최선영은 진짜 커플 같다. 빙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건 능숙하지만, 피겨에서 보여줘야 하는 안무나 감정전달에 서툰 이규혁에게 최선영은 첫 연습부터 얼굴을 쓰다듬는 안무를 가르쳐줬다. 어디까지나 “같이 호흡하는 거니까 스킨십 같은 게 자연스러워야” 해서 보여준 것이었지만 이규혁은 눈을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쑥스러워 했다. 이렇게 사이가 좋다보니 호흡도 잘 맞고, 종합순위도 2위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상태다. 물론, 무엇보다 쇼가 끝난 후부터 키스앤크라이존에서 점수발표를 듣는 순간까지 꼭 잡고 놓지 않는 두 사람의 손이 가장 큰 이유일지도. <hr/>
싸우면서 친해지는 남매사이? 크리스탈-이동훈애정도 승부욕 성장세 스케이트를 탈 때 몸의 선이 누구보다 예쁘고, 기술 하나를 가르쳐주면 그 이상을 해내는 크리스탈에게 국내에서 유일하게 4회전 점프가 가능한 전 피겨 국가대표 선수 이동훈은 딱 어울리는 파트너다. 이렇듯 두 사람 모두 실력도, 욕심도 많다보니 당장 쇼에는 무리가 없을지언정 종종 서로 목소리를 높이는 갈등은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알고 보면, 두 사람은 그들의 방식대로 서로에게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한다. 크리스탈은 이동훈의 다이어트 선생님을 자처하며 수첩을 선물하고, 이동훈은 가식 없고 솔직한 크리스탈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서로에게 정말 애정이 있으니 싸우고, 장난도 치는 것 아닐까. <hr/>
믿음직한 아들과 귀여운 엄마박준금-김도환애정도 승부욕 성장세 50대라 피겨가 더 어렵고 힘들게 느껴질 박준금에게, 선수생활 당시 전국대회에서 남자 싱글 1, 2위를 쭉 기록했던 김도환은 든든한 짝이다. 그가 첫 연습 때부터 하나하나 친절하게 가르치며 칭찬을 계속 한 덕분에 박준금의 용기는 더욱 더 커질 수 있지 않았을까. 1차 대회의 레이디 가가, 2차 대회의 황진이라는 파격적인 변신도 파트너 김도환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더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얼마나 믿음직스러우면, 어머니뻘인 박준금이 김도환에게 가끔씩은 귀여운 투정을 부리기도 한다. 비록 2차 대회에서 벽계수를 연기할 당시 박해미 심사위원으로부터 “김도환 씨는, 벽계수가 황진이를 바라보는 절절한 표정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요. 왜 굳어 있었어요?”라는 지적을 들을 만큼 두 사람의 나이차는 엄청나지만, 호흡만큼은 어떤 팀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hr/>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진지희-차준환애정도 승부욕 성장세 아이유, 서지석과 함께 조기탈락예상자였던 진지희는 피겨 유망주인 11살 차준환에게 처음부터 만족스럽지 못한 파트너였다. 차준환은 첫 연습 당시 진지희의 자세를 바로 잡아주면서 “될 때까지 할 거야. 두 시간이 지나든 새벽 1시가 되든”이라고 말하고, 1차 대회 퍼포먼스를 ‘알라딘’으로 정하면서 진지희에게 “요술램프의 요정 지니를 하라”는 둥 심술을 부리기도 했다. 하지만 먹을 것만 있으면 급격히 가까워지는 두 사람은 제법 쿵짝이 잘 맞는 커플이기도 하다. 진지희가 제대로 하지 못할 때 “우리 선생님한테 가볼래?”라며 인상을 찌푸렸던 차준환은 이제 넘어진 진지희의 어깨를 토닥여줄 줄도 알게 됐다. 진지희 역시 탈락예상자 중 유일하게 살아남으며 매번 일취월장하는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hr/>
조금 늦었지만 함께 달리기 시작이아현-김현철애정도 승부욕 성장세 “피겨를 배우는 딸에게 엄마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아현은 이 이유 하나로 ‘키앤크’의 문을 스스로 두드렸다. 하지만 그녀를 조급하게 만드는 이 이유는 이아현에게 독이기도 하다. 특히 “기초를 무시하고 안무부터 하는 건 무의미”하다는 피겨 스케이트 코치 김현철과 만났을 땐 갈등의 요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리프트 동작을 하다 한 번 다친 후 겁을 먹은 이아현이 연습 중 김현철에게 기대기만 하자 갈등은 폭발했고, 결국 리허설까지 중단됐다. 이아현은 아팠을 뿐이고, 김현철은 그렇게 하면 둘 다 위험해질 수 있음을 알기 때문에 그랬을 뿐인데. 이렇게 계속 어긋날 것 같았던 두 사람이지만 이아현이 아픈 것도 참으며 연습을 하고, 김현철이 이아현에게 얼음찜질을 해주는 등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며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10 아시아 글. 황효진 기자 seventeen@10 아시아 편집. 장경진 three@<ⓒ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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