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등 유럽국가들, 재정 긴축 속도낸다

[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그리스 정부가 280억 유로 규모의 재정긴축안을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서 벗어났다. 그리스 의회는 29일(현지시간) 전체의원 300명 중 298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155표, 반대 138표, 기권 5표로 5개년 재정긴축안을 담은 중기재정계획법안을 통과시켰다. 투표한 집권 사회당 의원 155명 중 반대표를 던진 사람은 1명이었으며 파판드레우 총리는 표결 직후 그를 제명했다. 그리스 의회는 30일 이 계획의 세부내용을 담은 500억유로 규모의 국유자산매각법안 표결을 앞두고 있지만 재정긴축안이 가결됨에 따라 사실상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 긴축안은 재정삭감과 수입확대를 통해 280억 유로를 확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긴축안 통과로 그리스는 유로존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지난해 합의한 1100억유로의 구제금융 중 5차 지원분 120억유로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충족시켰다. 긴축안이 부결됐다면 그리스는 구제금융을 지원받지 못해 내달 15일과 8월 각각 만기도래하는 채권 24억 유로와 66억 유로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유럽연합(EU)은 중기 재정계획 승인 직후 "국가의 책임을 보여준 투표였다"고 환영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 정부는 민간 채무자들이 그리스 지원계획 중 일부를 부담할 수 있도록 압박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은 다음달 3일 브뤼셀에서 재무장관회의를 열고, 구제금융 5차분을 집행을 결정하고 그리스 정부가 2014년까지 국채 상환에 문제가 없도록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로존과 IMF 등은 550억 유로를 추가 지원하고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투자자들이 만기도래하는 그리스 채권의 자발적 롤오버(만기연장)를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이탈리아는 30일 2014년까지 470억 유로 규모의 재정긴축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방안에는 부가가치세를 늘리고 공무원 임금 동결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다. 이탈리아의 올해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120%로 그리스에 이어 유로존에서 두번째로 높다. 포르투갈은 78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올해 재정적자를 GDP의 5.9%까지 줄이기로 약속했지만 1분기 재정적자 규모가 8.7%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 추가 긴축조치가 불가피하다. 이현정 기자 hjlee303@<ⓒ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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