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대한통운 인수전에서 대역전극을 연출한 CJ그룹의 남은 과제는 인수자금을 어떻게 마련하는가이다. 삼성의 참여로 막판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당초 예상보다 수천 억 이상 높게 베팅한 CJ 측에선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시장에선 대한통운의 예상 매각가격을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CJ가 주당 20만원 선을 제시하는 초강수를 두면서 인수가는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CJ그룹은 현재 현금성 자산이 1조원 이상이고 매각할 수 있는 삼성생명 주식 등 비영업용 자산도 여유가 있는 데다 매년 1조5000억원 수준의 현금창출능력(EBITDA)도 있다며 최대 2조2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인수자금 마련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CJ그룹은 이번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총 3가지의 방법을 동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CJ제일제당의 보유 현금은 물론, 비핵심 자산의 매각, 그리고 CJ GLS의 유상증자, 마지막으로 필요한 경우 차입을 통한 현금 조달이다. 특히 CJ제일제당과 CJ GLS가 대한통운 지분을 50대 50으로 나눠 갖는 방식이기 때문에 인수자금 마련도 50대 50으로 담당하게 된다.먼저 CJ제일제당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동원하는 것은 물론, 삼성생명 주식과 부동산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올 1·4분기 말 현재 현금 및 현금성자산 2700억원과 단기금융상품 1000억원 등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금 37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생명 보유주식 459만주의 가치도 28일 종가(9만3000원) 기준으로 4300억원 정도 된다. 이 외에도 CJ제일제당은 유휴 부동산도 풍부하다. 강서구 가양동에 약 9만1000㎡ 규모의 부지는 현재 공장 가동을 하지 않는 유휴 부지로 현재 시가 4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구로구 구로동에도 3만4000㎡에 달하는 공장부지를 보유해 현금화한다면 더욱 안정적인 자금 마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CJ GLS는 5000억원 규모의 신주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로 인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300억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는 지주사인 ㈜CJ가 전량 매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대한통운 인수 시 금융권으로부터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진 투자규모 6000억원을 합치면 총 1조1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마련될 것으로 관측된다.아울러 필요한 경우에는 CJ제일제당과 CJ GLS 모두 차입을 통해 부족한 자금을 채울 것으로 알려졌다.CJ 관계자는 “삼성생명 주식과 부동산 등 비핵심자산 유동화로 자금여력은 충분하다”면서 “인수 이후 재무안정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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