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닥 대형주는 산다

올들어 4069억원 순매수..침체를 매수 기회로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코스닥 시장이 침체에 빠져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투자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하락기를 저평가 우량 주식을 사들이는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종가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10.90%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9.15%에서 1.75%포인트 증가한 결과로 2008년 11월27일(12.40%) 이후 2년7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같은 기간 총 주식 보유금액도 8조7651억원에서 10조2316억원으로 1조4665억원 늘었다. 순매수 규모에서도 외국인이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은 투신권을 중심으로 4629억원을 팔았지만 외국인은 4069억원을 사며 매수 주체 역할을 했다. 최근 1년 기준으로도 기관은 1조2660억원을 순매도 했고 외국인은 1조2045억원을 순매수 했다. 외국인 매수 종목은 다양하지 않다. 전체 코스닥 주식 수 대비 외국인 보유 비중은 4.53%에 불과하다. 주식수를 기준으로 한 외국인 비중이 시가총액 기준 비중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은 외국인이 중대형 종목 위주로 투자한다는 뜻이다. 외국인이 집중 투자한 코스닥 기업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과 업종 내 선두 종목이다. 연초이후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큰 종목은 시가총액 12위인 에스에프에이고 시가총액 4위인 서울반도체가 그 뒤를 이었다. 시총 3위인 다음은 외인 순매수에서도 3위에 올랐고 동서, OCI머티리얼즈, 네오위즈게임즈 등 시가 총액 10위 안에 있는 종목 대부분인 외국인 순매수 30위 안에 들었다. 하지만 시총 10위 안의 종목 중 2위와 7위인 CJ E&M과 SK브로드밴드는 외국인의 외면을 받았다. 이들 두 종목의 전일 종가 기준 외국인 보유 비중은 각각 1.63%와 3.74%에 불과하다. 셀트리온, 서울반도체, OCI머티리얼즈 등이 반도체, 바이오 등 업종 내 독보적인 위치를 가지고 있는 선두권 기업인데 비해 CJ E&M은 합병 효과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고 SK브로드밴드는 경쟁이 치열한 통신 기업이라는 점이 매수의 걸림돌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 팀장은 "외국인은 코스닥 종목도 코스피 종목과 같이 장기적 관점에서 저가 매수하는데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는 대상 종목의 장기 흐름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외국인들의 종목 선정은 우량기업 중 저평가 기업, 전방 산업의 성장에 따라 동반 성장하는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비중이 늘었음에도 코스닥이 여전히 침체상태인 것은 코스피와 달리 시장 주체가 외국인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이들의 매매는 특정 종목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시장 전체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중소형 종목의 매수세가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eo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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