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명현기자
사진. 채기원
김여진이 홍대 청소 노동자 문제부터 한진 중공업 정리 해고 문제에까지 발언하는 것은 논리적인 수순이다.
김여진의 사회 활동은 점점 첨예한 갈등이 일어나는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다. 최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노동자 정리 해고에 농성중인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희망버스’ 행사에 참여, 경찰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았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눈물을 흘리며 한진 중공업 회장에게 호소했다. 홍대 청소 노동자 정리 해고 문제나 반값 등록금 시위보다 한진중공업 노동자 정리해고 문제는 훨씬 더 보수와 진보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다. 보수매체인 조선일보에서 칼럼을 통해 김여진을 비롯한 소셜테이너를 거론하며 ‘견해가 첨예하게 갈리는 정파적인 문제보다는 보편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이슈부터 관심을 갖는건 어떨까’라는 입장을 피력한 것도 이 때부터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의 대부분은 비정규직이 되고, 비정규직의 대부분이 쉽게 정리해고 당한다. 이 현실을 생각하면 김여진이 한진중공업의 노동자 정리해고 문제에 적극 참여하게 되는건 사회에 관한 일관적인 관점에 따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첨예한 영역으로 들어갈수록, 김여진의 활동은 보다 커다란 벽에 막힐 수도 있다. 당장 연예인의 사회적 발언에 대한 편견과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의 묵묵부답, 또는 배우로서의 이미지가 달라지면서 생길 수도 있는 문제, 더 나아가서는 첨예한 보수와 진보의 갈등 탓에 어떤 실수와 작은 흠결조차 공격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한나라당 정책 자문위원은 트위터에서 김여진에게 욕설을 섞으며 비난했고, 게이임을 커밍아웃한 한 패션 칼럼니스트는 김여진의 외모를 비하하고, 허위 사실까지 유포하기도 했다. <H3>서로 외롭지 않기 위해서</H3>그러나 김여진은 불이익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15일 미디어몽구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불이익도 감수할 거니까, 걱정마세요”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정책 자문위원의 트윗에는 “(미친X) 맞을지도”라는 답을 돌려줬고, 패션 칼럼니스트에게는 “그래도 당신이 차별을 받을 때 함께 싸워드리겠다”고 대답했다. 첨예한 갈등의 한복판에서 김여진이 맞닥뜨릴 벽은 한 사람의 개인이 견뎌낼 수 없는 크기와 무게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김여진의 사회활동에 대한 찬반의 입장과 별개로, 그가 20대의 현실과 사회 문제에 뛰어든 이유는 기성세대가 주목할만하다. “외롭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그러는 게 더 행복하니까” 기성세대 중 누구도 쉽게 자신의 이름과 커리어를 걸고 20대 의 현실을 돌아봐주지 않는 시대. 이런 시대에 “외롭고 싶지 않아서” 그들의 현실에 뛰어든 사람이 자신의 직업에 상관 없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정치적 입장과 별개로 사회가 해야할 일 아닐까. 김여진이 직업 때문에 입을 닫고, 현실적인 압박 때문에 소신을 지키지 못하게 내버려둔다면 청년들은 다시 그들의 문제에 귀를 기울여줄 몇 안 되는 기성 세대 중 한 명을 잃게 될 것이다. 그건 우리가 진보-보수 갈등 때문에 더 큰 시민적 가치를 잃어버리는 결과일지도 모른다. 지금 조금씩 우리 모두가 외롭지 않게 서로를 지켜줘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10 아시아 글. 김명현 기자 eighteen@10 아시아 사진. 채기원 ten@<ⓒ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