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전망]관우의 전설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이 술이 식기 전에 화웅의 목을 베어 오겠소."중국의 군신으로 추앙받는 관우가 사수관 앞에서 연합군들이 동탁의 맹장 화웅에게 고전하고 있을 때 출전하며 했다는 말이다. 당시 화웅은 포신의 아우 포충, 손견의 수하 조무, 원술의 부장 유섭, 한복의 부하 반봉 등의 목을 차례로 베어 반동탁 연합군들을 공포에 질리게 했다. 관우는 화웅을 단 1합에 베어 당시 조조가 내린 술이 식기도 전에 돌아왔다. 이에 힘입은 연합군들은 단숨에 동탁군의 1차 방어선을 무너뜨렸다. 무명이었던 관우의 화려한 전국 데뷔 무대였다. 이후 조조의 관우에 대한 욕심은 이때부터 싹텄다. (정사에는 화웅을 죽인 것은 손견으로 나온다.)거칠 것 없이 상승하던 증시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어린이 날, 휴장을 앞둔 코스피는 이틀 연속 급락했다. 자동차, 화학 등 주도주는 화려한 실적발표와 함께 힘이 꺾였다. 예상대로 깜짝 실적을 발표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이를 차익실현의 기회로 활용했다. 휴장하는 동안 열린 미국 장도 비교적 급한 조정을 이어갔다. 오사마 빈 라덴 사살이라는 미국의 10년 묵은 과제의 해결은 오히려 증시에 부담이 되는 모습이다. 이 소식이 전해진 직후 미국 시장은 상승으로 시작했지만 그 기세는 그날을 넘기지 못했다. 보복 테러에 대한 우려로 오히려 투자심리는 악화되고 있다. 고용시장의 회복이 여전히 더디다는 점도 미국 시장의 발목을 잡는다. 4월까지 기업들의 깜짝 실적이 상승장을 이끌었지만 5월 들어서는 실업률 등 각종 경제지표가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건설업 부분의 고용부진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이후 미국 주택시장 거품 붕괴 이후 사라진 일자리의 1/3 이상이 건설 관련 직종이었지만 요즘 고용회복은 관리직, 전문직, 고급 기술자 등에 집중되고 있다.조정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증시는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한 시기다. 실적이라는 강력한 모멘텀이 단기급등 피로감에 소진된 상황이라 이같은 조정은 좀더 이어질 것이란 게 증권사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문제는 이같은 조정기간이 얼마나 갈 것이냐는 데 있다. 일단 다수 의견은 조정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부국증권은 밸류에이션이 지난 금융위기와는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고려해 본다면 5월 중순 이후의 재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봤다. 주도주들의 조정이 길어지게 된다면 실적시즌이 마감되고 있는 시기이기에 추가적인 상승요인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주가의 기간조정이 조금 더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는 단서는 달았다.하나대투증권은 아직까지 펀더멘털의 훼손과 관련된 악재는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조정을 저점매수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리스크를 반영하는 지표인 MRI CITI I 지수는 안정구간에 위치해 있는 등 특별한 리스크 요인이 감지되지 않는 상황에서 시장은 주간단위로 2주째 조정을 받고 있기 때문에 펀더멘털의 뒷받침 속에 하방경직성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에서다.새로운 모멘텀을 확인하기 전까지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음봉(시가>종가) 발생 비율이 높은 점 등 기술적 분석을 통해 지금의 약세장을 걱정했다. 통상 음봉 발생비율이 50%선을 넘어서며 균형점이 깨진 이후에는 주식시장의 상승탄력이 크게 둔화되거나 부진한 움직임을 보인 사례가 많았는데 지금은 20거래일 기준 음봉발생 비율이 55%나 된다. 단기적으로도 5일 어린이날 이후 경제지표 발표일정을 살펴보면 미국은 6일(현지시각) 고용지표(실업률, 비농업부문 고용자수 등)가, 중국은 11일 산업생산과 물가지수(CPI, PPI)가 각각 발표될 예정이다. 그 결과에 따른 투자심리의 굴곡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일단 5월말 발표될 4월 광공업생산 지표를 통해 경기모멘텀 강화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이날 새벽 뉴욕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경제 지표 부진으로 고용 불안에 대한 우려가 확산된 데다 보복 테러 위험 등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랭한 것으로 분석된다.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39.41p(1.10%) 내린 1만2584.17로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12.22p(0.91%) 빠진 1335.10을, 나스닥 지수는 13.51p(0.48%) 하락한 2814.72로 거래를 마쳤다.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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