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여왕 본색', 위기 때 빛났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여왕의 내공과 카리스마는 위기 때 더욱 빛났다.'피겨퀸' 김연아(21,고려대)가 13개월만의 복귀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하며 명불허전의 실력을 과시했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이후 14개월 만의 세계 정상 탈환도 눈앞에 두고 있다.김연아는 29일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 빙상장에서 열린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우아하고 아름다운 연기로 65.91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쇼트프로그램 세계최고기록 78.50점에는 크게 못미쳤지만 13개월의 컴백 무대에 전혀 모자람이 없었다.김연아에 이어 안도 미키가 65.58점으로 2위를 기록했고 디펜딩챔피언인 아사다 마오는 극심한 부진으로 58.66점을 얻는 데 그쳐 7위로 떨어졌다.김연아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화려한 연기를 펼쳤지만 더욱 빛난 것은 위기 때 발휘된 순발력과 내공이었다.출전 선수 30명 가운데 가장 마지막에 나선 김연아는 새 시즌 프로그램인 발레곡 '지젤'에 맞춰 검은색과 코발트블루가 조화된 화려한 의상을 입고 얼음 위에 섰다. 부드러운 몸놀림으로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자신의 장기인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토루프 컴피네이션 점프에서 첫번째 점프를 실수하면서 두번째 연결점프를 뛰지 못했다. 순간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 관중의 '아!' 하는 아쉬운 탄성이 쏟아졌다.하지만 김연아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이어진 순서인 트리플 플립 점프를 '트리플 플립+더블 토룹'으로 변형시키는 순발력을 과시했다.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0.90점의 가산점을 받아냈다. 아사다 마오가 초반 점프에서 회전수 부족을 의식하며 크게 흔들렸던 모습과 대조를 이뤘다.이어 김연아는 지젤의 애절한 연기를 능수능란하게 연기하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예술성을 선보여 관중의 숨을 죽이게 했다. 더블악셀(2회전 반 점프)에서 가산점 1.00점, 레이백스핀에서 가산점 1.29를 받으며 순조로운 연기를 펼쳐나갔다.김연아 스스로 쇼트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로 꼽은 스텝은 레벨3로 가산점 0.93을 받는 데 그쳤지만 끝까지 정확하고 안정된 연기로 관중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이로써 김연아는 기술점수 32.97점, 프로그램 구성요소점수 32.94점을 기록하며 당당히 1위에 등극했다. 13개월 공백에 대한 우려를 깨끗하게 날린 순간이었다. 김연아 스스로도 컴백 무대에 만족감을 느낀 표정이었다. 김연아는 30일 오후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에서 고국팬들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오마주 투 코리아'를 연기, 2년 만의 타이틀 탈환에 나선다.

김연아 프로토콜[출처=I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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