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쇼>, 프로와 아마추어

<헤어쇼> 3회 일 KBS2 밤 11시 15분 KBS 드라마스페셜의 다섯 번째 연작 시리즈 <헤어쇼>는 안정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다. 미용실을 하는 엄마 친구 정래(김미경)의 집에 얹혀살며 헤어 디자이너가 되기를 꿈꾸던 영원(백진희)은 천재적인 헤어 디자이너 정은수(이승효)와의 인연으로 그가 일하는 제이헤어의 스태프가 되고, 성장통과 함께 일과 사랑을 배워 나간다. 출생의 비밀도, 자극적인 설정도 없다. 은수의 라이벌이자 제이헤어 대표의 딸인 김민희(차수연)도, 원칙을 내세우며 은수와 대립하는 원장 고아라(이윤성)도 뻔한 악역은 아니다. 하지만 안정과 진부함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스태프 동호(안용준)가 은수의 가위를 훔치는 바람에 영원이 곤경에 빠지는 상황은 민희의 개입으로 간단히 해결되고, 머리를 짧게 깎으라는 은수의 조언에 불쾌해 하던 대머리 시장이 영원과의 대화 후 다시 은수에게 머리를 맡기는 것처럼 갈등은 발생과 거의 동시에 해결된다. 프로의 세계에 들어와 좌충우돌하는 젊은 여성 캐릭터,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대며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는 천재 리더, 과거에 그의 연인이었지만 비밀과 오해로 인해 헤어진 뒤 라이벌로 재회한 또 다른 여성 캐릭터까지 낯익은 조각들이 <헤어쇼>를 구성한다. 오랫동안 영원의 기사 노릇을 해 온 정래의 아들 호열(현우)이 은수에 대한 영원의 감정을 알게 된 뒤 “내 앞에서 그 자식 때문에 울지 말라고!”라고 외치는 것만큼이나 예측 가능한 감정과 상황이 긴장감 없이 펼쳐진다. 드라마스페셜의 참신함과 과감함은 사라지고 ‘미니’ 미니시리즈만 남은 것이다. 물론 드라마가 상품으로서 가져야 할 요소도 외면할 수만은 없는 것이 시장의 현실이다. 그러나 그렇다면 최소한 지금보다는 더 프로페셔널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10 아시아 글. 최지은 five@<ⓒ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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