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기업 삼부토건 법정관리에 황당한 동업자..
[아시아경제 문소정 기자] 삼부토건이 12일 동양건설산업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채권 상환을 하루 앞두고 대주단에 사전통보 없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는 대주단에게 담보 제공 등을 제시하며 만기연장을 요구하는 중에 발생한 일로 연장을 검토중이던 대주단과 동업자인 동양건설산업 모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특히 동양건설산업측은 삼부토건의 이같은 '이중 플레이'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동양건설산업 관계자는 "공동사업자인 우리에게 단 한마디의 말도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라며 "대주단과 PF 대출 연장 여부에 대해 협의를 하고 있는 와중에 한쪽은 법정관리를 신청하러 갔다니 삼부토건의 이 같은 행동이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그는 "이같은 상황이 벌어질 지 알았다면 미리 뭔가를 준비해 놓았을 것이다"며 "하지만 연장이 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연장이 다 안되더라도 일부 갚고 일부만 연장하거나 담보 넣어서 연장하는 방법이 있어 전혀 우려하지 않았다"고 전했다.헌인마을 도시개발사업은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이 함께 서울 서초구 내곡동 13만2379㎡ 부지에 3층 이하 고급 단독주택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이를 추진하면서 우리은행 등 20여개 금융회사로 구성된 대주단으로부터 4270억원의 PF대출을 받았다.이 중 1900억원의 만기가 13일로 다가오면서 대출 상환이 어려워지자 삼부토건과 동양건설산업은 대주단에 대출 만기 연장을 요청했고 삼부토건은 라마다르네상스 호텔을 담보를 제공하겠다며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가 급변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동양건설산업은 현재 현재 17년째 흑자기업으로 주택과 토목 비중이 50대 50이며 주택 부분의 미분양 물량도 없는 상태다. '빠르게 보다는 바르게 성장하는 기업'을 슬로건으로 삼고 회사를 크게 키우는 것보다는 안전하게 경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현재 호평파라곤과 김포 파라곤이 각각 지난해 12월, 올 1월 입주를 시작해 순조롭게 돈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으로 지난주에만 40억원이 들어와 계속 은행에 갚아나가고 있다는 게 동양건설산업측의 설명이다.동양건설측은 "헌인마을 사업은 현재 인허가 마무리 단계로 11월쯤 분양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4270억원의 PF 때문에 강남 최고 요지의 사업장이 망가지는 것도 원치 않고 이로 인해 회사가 영향을 받는 것도 원치 않아 현재 단독으로 채권단과 긍정적인 쪽으로 협의중에 있다"고 밝혔다.하지만 업계에서는 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만큼 공동시공자인 동양건설도 법정관리로 들어갈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또 이 같은 상황으로 신뢰가 최우선인 건설업계에서 동업자를 믿기 어렵다는 불신이 만연되지 않을까 라는 우려도 낳고 있다.문소정 기자 moonsj@<ⓒ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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