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오르고 밀가루 오르고…'물가 비상'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설탕에 이어 밀가루값이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설탕과 밀가루는 서민들이 즐겨 찾는 라면, 빵, 과자, 아이스크림, 음료 등 주원료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의 강력한 물가 안정 압박에 눈치를 봐왔던 식품업체들 사이에서도 더 이상 원가 부담 요인을 감내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도미노 가격 인상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식품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아원은 5일부터 밀가루 출고가를 평균 8.6% 인상한다. 이에 따라 업소용 포장제품 20kg을 기준으로 중력1등급은 1만5300원에서 1만6620원으로, 강력1등급은 1만6800원에서 1만8250원으로, 박력1등급은 1만4600원에서 1만5860원으로 오르게 된다.동아원 관계자는 "지난해 7월 러시아의 수출금지조치를 시작으로 주요 생산국들이 기상악화에 따른 수급불안 등의 이유로 생산량을 감소하며, 국제 원맥가격이 동년대비 평균 50% 이상 급등하고 국내 통관가격 역시 큰 폭의 상승세가 지속돼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동아원은 국제 원맥가격의 급등에 따라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드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동아원의 2008년부터 2010년까지의 매출은 2437억원, 3988억원, 4087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42억2000만원, 24억6000만원, 23억5000만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CJ제일제당이나 대한제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히 CJ제일제당은 국제 원당가격의 급등으로 2009년에 비해 2010년 영업이익이 21%나 줄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도 현재 밀가루값의 인상 시기와 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대한제분 관계자는 "아직 가격 인상 시기와 인상폭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가격 인상 요인이 많은게 사실이라 현재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설탕에 이어 밀가루 가격이 오름에 따라 식품업계에서도 더 이상 가격 인상을 억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통제됐던 소재식품 가격이 순차적으로 올랐다는 것은 정부의 '동의'가 있지 않고선 있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압박에 억눌렸던 설탕, 밀가루 등 소재식품들이 순차적으로 인상된다는 것은 정부의 동의가 있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면서 "원료값이 오르니 가공식품 가격도 당연히 오를 수 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밀가루가 서민들이 즐겨찾는 라면이나 비스킷, 파이 등 제품 원가에 차지하는 비중은 20%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체 과자 품목의 비중은 6~10% 선에 이르고 있다. 아울러 밀가루는 자장면, 우동, 칼국수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음식의 주원료이기 때문에 중국집, 국수전문점 등 음식점들도 메뉴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게 됐다.하지만 식품업계에서는 제품 가격의 인상 여부에 대해선 '쉬쉬'하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자칫하면 물가 인상의 주범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식품업계 관계자는 "설탕과 밀가루 뿐만 아니라 모든 원재료 가격이 다 올라 이미 내부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면서도 "가격 인상 요인은 분명히 있지만 이후 미칠 파장이 우려되기 때문에 섣불리 뭐라 말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조강욱 기자 jomarok@<ⓒ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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