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풍VS미분양' 양극화 공공주택 이유는?

[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공공 아파트의 치열한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 주택시장 침체에도 여전히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단지가 있는가 하면 3순위 마저 채우지 못한 단지도 등장하고 있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SH공사가 올해 첫 분양한 마천·강일·신정·천왕 등 4개 지구의 성적이 첨예하게 갈렸다. 강일지구 3단지는 4가구 모집에 36명이 청약해 최고 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45가구의 청약을 받은 강일지구 2단지도 2.7대1로 1순위를 마감했다. 이에 반해 신정지구 1·2·3단지는 3순위에서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24가구를 모집한 신정 1단지는 20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았고 2·3단지 역시 각각 5가구, 41가구가 미분양됐다. 마천지구 1·2단지와 천왕지구 2단지 등은 3순위에서 겨우 마감돼 강일지구 2·3단지와는 비교됐다. 마천·강일·신정·천왕 등 4개 지구는 올해 서울 지역 공공물량 가뭄 속에 공급되는 첫 분양상품이라는 점에서 청약접수 시작 전부터 큰 관심이 쏠렸다. SH공사의 올해 예정된 일반 분양아파트는 총 541채다. 대다수 분양 물량인 406가구가 올해 첫 분양인 마천·강일·신정·천왕지구에서 집중됐다.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강일지구 2·3단지만 1순위 마감을 했고 미분양 단지도 많았다. 예상됐던 '청약열풍'이 나타나지 않았던 셈이다.LH가 공급한 주택에서도 온도차가 보이긴 마찬가지다. 중대형 단지(101~134㎡)로 구성된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의 의왕포일2지구 C-1블록 휴먼시아는 9개 평형 중 7개 평형이 1순위에 청약을 마쳤다. 최고 경쟁률은 54.1대1로 101.3㎡(N)에서 나왔다. 나머지 2개 평형도 2순위 마감했다. 이에 반해 서울 마포 펜트라우스는 입주가 5월말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이 주상복합은 분양가를 최초보다 2억5000만원(평균16%)이나 낮춰 재분양에 나선 상태다. 중대형 미분양 주택인 경기도 오산 세교 '휴먼시아 데시앙'도 전세형 매매 방식으로 바꿔 재분양 중이다. 주택 시장 불황기 히트 상품으로 꼽힌 공공 아파트의 몸값이 이처럼 양극화된 것은 실수요자들이 옥석가리기를 본격화하면서 관심을 분산했기 때문이다. 당장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급하는 송파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 본청약이 6월 예정돼 있다는 점은 마천·강일·신정·천왕지구의 분양 흥행을 떨어뜨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공공아파트가 인기 상품이지만 최근 청약에 실패한 공공주택 대다수가 중대형 평형이다"며 "중소형이 선호받는 상황이라 중대형 평형의 공공 아파트 역시 주목받지 못한 것으로, 공공아파트라고 무조건 청약하는 시대는 갔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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